Z세대 인기 '메롱바'에 타르색소
아동에 천식·ADHD 등 유발 우려
식약처 "내년부터 기준 재검토"

인스타그램 내 '메롱바' 관련 게시물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내 '메롱바' 관련 게시물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두 달 여 만에 500여 만개 팔린 중국산 아이스크림 '메롱바'이 안전성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어린이에게 유해하다고 알려진 타르색소 등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해당 성분을 포함한 식용 색소 전반에 대한 기준 재검토에 나섰다. 현재 식약처는 타르색소를 기준치 이하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상태여서, 보다 강력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내년 1월부터 식용 색소류에 대한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 재평가'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신 독성 연구자료를 반영해 타르색소를 포함한 모든 색소의 사용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필요시 기준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5년마다 이뤄지는 해당 평가는 2019년 조사가 마지막이었다. 식약처가 특히 색소를 겨냥하고 나선 건 최근 메롱바를 시작으로 중국산 식품들의 유해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9월 편의점 GS25가 출시한 아이스크림 메롱바다. 시간이 지나도 녹지 않고 젤리로 변하는 것이 특징. 입에 물면 메롱하는 혀처럼 보이는 재미가 있어 SNS에서 국내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후반 출생)을 중심으로 열풍을 이끌었다. '두 달여만에 500만 개 판매'는 부동의 아이스크림 월드콘, 메로나도 제친 GS25 기록으로 평가된다. 이후 메롱바의 인기는 편의점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9월 말, CU는 지난달 말 각각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 것. 

그런데 이 제품에 청색 1호, 황색 4호, 적색 40호와 같은 타르색소가 사용된 사실이 인기에 급제동을 걸었다. 현재 식약처는 이 성분을 기준치 안에서 사용하면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전세계에서는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황색 제4호를 천식 유발 물질로 간주했고 청색 제1호와 적색 제40호는 어린이들에게 활동 과다를 일으킨다며 섭취를 제한한다. 

GS25 메롱바 [사진 = GS리테일]
GS25 메롱바 [사진 = GS리테일]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타르색소에 대한 단계적 사용 금지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FDA 발표에 따르면 적색 40호는 일부 어린이에게 과잉행동 및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를, 청색 1호는 행동 문제를 유발 가능성이 있다. 마티 마카리 FDA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소아 당뇨병, 비만, 우울증, ADHD 등 새로운 아동 건강 위기를 겪고 있다"며 "석유 기반 색소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의사와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되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해당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업계는 당장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할 계획이 없다. 일단 시중 제품의 타르색소 함유량은 식약처 기준치에는 모두 적합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관련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판매 중단할 이유는 없다"며 "유해성 논란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빠른 시일 내에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학과 의사회회 회장은 매경헬스와의 통화에서 "인체 면역 체계를 망친다고 알려진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내 애들한테 먹일 수 있느냐. 내 애들이라면 절대 못먹일 것"이라면서 "알레르기, 천식, ADHD 등의 취약 계층이 어린이인데 정부가 하루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계속 이런 식품을 판다는 건 어린이들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벌겠단 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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