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뒤로 젖혔을 경우 통증 땐 '허리근육 이완 스트레칭' 도움
김치통, 배추 등 무거운 짐 옮길 땐 허리 아닌 하체 힘 이용해야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 취에도 요통 1주이상 지속되면 진료를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며 전국이 김장철에 돌입했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김장을 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지역 행사와 김장 나눔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충북 괴산에서 열린 '괴산 김장축제'에는 약 12만 3000명이 방문했으며 평창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도 김장 행사가 열렸다. 이는 김장 문화가 단순한 음식 만들기를 넘어, 한국인의 정체성과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뜻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김장은 핵가족이 됐지만 여전히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준다. 이 때문에 김장은 힘들어도 가족들이 모여 직접 담그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중장년층 주부나 고령층이 김장을 도맡는다는 점이다. 추운 날 이른 아침부터 배추를 다듬고 속을 채우며 무거운 김치통을 옮기는 일 등을 하다 보면 허리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김장철마다 '김장증후군'이라는 표현이 생겨난 것도 '고된 김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장 작업 후 뻐근한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허리근육 이완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이는 굽어 있던 허리를 펴주고 척추 후관절을 열어 주변 조직의 순환을 촉진한다. 아울러 구부정한 자세로 작업을 하며 좁아진 신경공을 넓혀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방법은 바닥에 누워 양 무릎을 굽혀 세운 뒤 양손으로 무릎을 감싸 천천히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다. 이때 허리와 어깨가 바닥에서 뜨지 않도록 주의하고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허리 근육 외에도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를 반복하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에도 부담이 누적된다. 이럴 경우 디스크 주변 조직의 순환을 돕는 스트레칭을 권한다. 디스크 순환 스트레칭은 바닥에 똑바로 누운 뒤 한쪽 팔을 머리 위 대각선 방향(45도)으로 길게 뻗고, 반대쪽 다리를 멀리 밀어내듯 뻗어준다. 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길게 늘어나는 느낌을 유지하며 약 15초간 천천히 호흡하고, 반대 방향도 시행한다.

스트레칭 외에도 김장 작업 환경 역시 중요하다. 바닥에 쪼그려 앉기보다는 테이블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의자에 앉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치통이나 배추 등 무거운 짐을 옮길 때에는 허리가 아닌 하체 힘으로 들어야 하며, 혼자 들기 어렵다면 여럿이 나누어 들어야 허리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 후에도 허리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어 증상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만약 이럴 경우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재발과 악화를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허리 통증에 침·약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증상 개선과 회복을 돕는다. 특히 약침은 물리치료보다 허리통증 치료에 높은 효과를 보인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 만성 요통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약침치료와 일반 물리치료를 비교해본 결과, 약침치료군의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6.42에서 치료 후 2.80으로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변화폭은 1.96으로 약침치료군의 통증 개선 효과가 앞섰다. 이외에도 기능 개선, 치료만족도, 삶의 질 개선 등 평가에서도 약침치료군이 앞섰다.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여기며 허리 통증을 간과하다 척추 질환으로 악화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더구나 추운 날씨엔 평소 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겨울, 바른 작업 자세와 스트레칭으로 건강하게 김장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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