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흉,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겪을 수 있어
자발성 기흉, 외상성·의인성 기흉으로 구분

'개그계 대부'로 불리는 원로 코미디언 전유성(76) 씨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사진=유튜브 '꼰대희' 캡처]
'개그계 대부'로 불리는 원로 코미디언 전유성(76) 씨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사진=유튜브 '꼰대희' 캡처]

'코미디계 대부'로 불리던 원로 코미디언 전유성(76) 씨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최근 폐기흉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던 전 씨는 지난 25일 낮 일각에서 불거진 '위독설'에 대해 "현재 위독한 건 아니다. 치료가 가능해져 집중 치료실에 들어간 상황"이라는 측근의 설명이 전해지며 한때 호전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같은 날 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밤 9시 5분쯤 전 씨가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의 영결식은 지난 28일 오전 6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으며, 유족과 수많은 코미디언 후배들이 눈물 속에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폐기흉은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다. 폐에 작은 구멍이 생기면서 공기가 새어 나와 폐와 가슴벽 사이 공간(흉막강)에 차는 상태로, 풍선에 바람이 새듯 폐가 쪼그라들어 호흡이 어려워진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자발성 기흉과 외상이나 수술·시술 후 나타나는 외상성·의인성 기흉으로 구분되며, 특히 마르고 키가 큰 젊은 남성에서 잘 생기지만 만성폐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증상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숨 가쁨 등이 대표적이다. 심할 경우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저하되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상태와 기흉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크기가 작고 환자가 안정적이라면 산소 치료와 경과 관찰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일부 젊은 환자들은 별다른 시술 없이도 자연적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증상이 있거나 기흉이 큰 경우에는 바늘로 공기를 빼내는 흡인술이나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공기를 배출하는 흉관 배액이 필요하다. 

재발하거나 공기 누출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흉강경 수술(VATS)로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흉막을 붙여 재발을 막는 치료가 권장된다. 특히 흉막을 일부러 유착시키는 '유착술(pleurodesis)'을 병행하면 재발률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2022년 Annals of Thoracic Surgery에 실린 연구에서 확인됐다.

폐기흉은 재발 가능성이 적지 않다. Chest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발성 기흉 환자의 약 20~30%는 1년 이내에 다시 발생하며, 특히 흡연자는 위험이 더 높다. 따라서 치료 뒤에도 꾸준한 추적 관찰과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는 비행기 탑승이나 잠수 활동을 피해야 하며, 금연이 재발 예방의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폐기흉은 젊은 층에서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고, 고령층에서는 기저 폐질환과 겹쳐 더 위험해질 수 있는 병"이라며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기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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