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영업익 74% 감소…1분기 이어 2분기 두 자릿수 하락
주가도 1년 2개월여 만에 70% 가까이 급락

클리오 모델 NCT 재현 [사진=클리오]
클리오 모델 NCT 재현 [사진=클리오]

'K뷰티'를 점령했던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클리오가 실적 부진에 주가도 동반 추락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리오의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1645억원, 영업이익은 74.2% 하락한 47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급락하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한참 밑돌았다.

특히 국내 매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번 2분기(416억원)에만 18% 감소한 것. 홈쇼핑 채널의 방송 편성이 축소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무려 45% 매출이 뒷걸음질 쳤고, 오프라인(-31%), H&B(-14%), 온라인(-8%) 등 채널에서도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해외 역시 기타 국가(81%)와 동남아(13%), 중국(5%)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의 구심점인 북미와 일본에서 각각 -36%, -15% 하락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꽃길만 걷던 1세대 K뷰티는 사드 쇼크에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경기 악화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존재감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의 트렌드가 기존 로드샵·오프라인 매장에서 H&B스토어·멀티샵·온라인 매장으로 트래픽이 이동하면서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로드샵 채널의 K뷰티 브랜드들이 위기에 처한 것.

우후죽순 생겨난 로드숍들은 경쟁적인 사업 확장으로 몸집이 불어났지만 경쟁우위를 잃으면서 쇠퇴했다.

이 회사의 실적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2019년 매출 2000억원의 벽을 허문 클리오는 2023년 3306억원, 지난해 3514억원으로 성장 흐름을 타며 몸집을 키웠다. 영업이익도 2021년부터 3년간 두 자릿수 상승 곡선을 그리며 성장을 이어 나가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27%나 꺾인데 이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면서 하락 구간에 진입했다.

글로벌 전역에서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더불어 제품 노후화가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및 제품의 전반적인 뉴니스(newness)가 약화된 가운데, 국내는 주요 채널 내 경쟁 심화와 다이소 등에서 유통되는 저가 미투 제품 증가로 매출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역시 기존 진출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진입하며, 클리오의 성장 속도도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기초 화장품은 다양한 신(新)성분 기반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고, 색조는 용기 차별화를 앞세운 트렌디한 제품과 브랜드가 다수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바라봤다.

주가도 하락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클리오는 전날 대비 0.87% 하락한 1만 4740원에 이날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6월 중순 당시만 해도 4만3000원선까지 치솟으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1년 2개월여 만에 70% 가까이 추락하면서 1만원선에 머무르고 있다. 7800억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이날 현재 2660억원으로 66% 가량 증발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가가 14% 넘게 빠지면서 증권가는 클리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는 신생 브랜드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출 기여가 가장 높은 국내 H&B 채널의 기저 부담이 상당해 단기 실적 흐름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박은정 연구원은 "정체된 성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진에 기인하며 올해 하반기에는 변화를 모색해 점진적인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인 변화 시도와 낮은 기저를 감안할 때 4분기부터는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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