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릴리,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으로 가치 강조

발표 중인 박경화 교수. [사진=이상훈 기자]
발표 중인 박경화 교수. [사진=이상훈 기자]

조기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겐 이야기가 다르다. 암세포의 미세 전이나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같은 상황에서 수술 후 이어지는 보조요법이 완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임상 근거가 발표됐다.

한국릴리는 16일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 세미나룸A에서 '버제니오 미디어 세션'을 열고 조기 유방암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치료 전략과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의 임상 효과 및 급여 확대 필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세션에서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조기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HR+/HER2- 유방암 고위험 환자들은 치료 후 1~2년 사이 재발률이 가장 높고, 재발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전했다.

박경화 교수는 "미세 전이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보조요법이 필요하다"며 "버제니오는 내분비요법과 병용 시 재발 및 전이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춘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5년 추적 연구(monarchE)에 따르면, 2년간 버제니오를 복용한 환자군은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과 원격 무재발 생존율(DRFS) 모두에서 치료 효과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재발 고위험군은 국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약 2000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대부분 30~40대로 사회·가정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연령층"이라며 "재발 시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기에 조기 치료는 궁극적으로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약물의 삶의 질 측면과 급여 확대 필요성 논의도 이뤄졌다.

박 교수는 "버제니오는 일상생활 유지에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의 부작용 프로파일을 보여 설사 등 대표적 부작용도 대체로 조절 가능하다"고 말한 뒤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재발인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 치료가 나를 재발에서 막아줄 수 있다'는 믿음이 치료 지속 동기와 삶의 질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미라 한국릴리 항암사업부 전무는 "버제니오는 이미 글로벌 40여 개국에서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으로 급여 적용된 치료제"라며 "국내에서도 재발 고위험군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재 세 번째 급여 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권 전무는 "특히 버제니오를 투여하는 환자들은 대다수 사회적 책임이 큰 연령대의 여성으로, 재발 시 직업 단절과 소득 감소, 가족 돌봄 기능 상실 등 파급 효과가 크다"며 "조기 치료를 통해 재발을 줄이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부연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미라 전무, 박경화 교수, 배주희 한국릴리 의학부 이사가 Q&A 세션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
 (사진 왼쪽부터) 권미라 전무, 박경화 교수, 배주희 한국릴리 의학부 이사가 Q&A 세션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

이날 Q&A 세션에서는 '보조요법'이라는 용어 오해도 언급됐다. 박 교수는 "보조요법이 보조적이라는 표현 때문에 덜 중요한 치료로 인식될 수 있지만, 이는 수술 후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치료"라며 "재발 고위험군에서는 완치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계열의 약물인 '키스칼리'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두 약물은 작용기전은 유사하나 임상시험에 포함된 환자군, 부작용 양상 등이 달라 환자 맞춤형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전체 환자 중에서 고위험군 기준이 모호하다”는 질문에 박 교수는 “림프절 전이 개수, 종양의 크기, 세포 증식 지수(Ki-67), 조직 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림프절 전이 4개 이상, 종양 크기 5cm 이상, Ki-67이 20%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고 답했다.

현재 버제니오는 국내에서 HR+/HER2-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분비요법과 병용해 2년간 투여하는 보조요법 적응증으로 허가 받았다.

박 교수는 “현장에서 이 약을 투여한 환자들 중에서는 5년 넘게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완치를 위한 현실적인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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