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매출 대부분 '세노바메이트' 미국 수출로 발생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 CMO 활용 가능… "공장 설립 계획 없어"

SK바이오팜 연구진. [사진 = 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연구진. [사진 = SK바이오팜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200% 관세 부과를 언급하면서 국내 수출업체 가운데 SK바이오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수익이 미국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관세 부과에 따른 대비책을 준비해 미국 사업에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수입 의약품 관세율을 최대 200%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25% 수준을 크게 뛰어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와 관련해 즉시 발효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공장 제조를 위한 시간 등을 고려해 1년~1년 반 정도의 유예기간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SK바이오팜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K바이오팜의 연결 매출액은 5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54.2% 급증했다. 이 기간 9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활약 덕분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세노바메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로 집계됐다. '세노바메이트' 단일 품목으로만 5312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거둔 매출은 전년 대비 62% 늘어난 4387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세노바메이트' 미국 사업이 고속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연매출 7000억원 돌파 전망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국내에서 '세노바메이트' 원료를 제조한 후 캐나다 CMO(위탁생산업체)로 보낸다. 캐나다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미국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미국과 캐나다는 USMCA(구 NAFTA)라는 자유무역협정 하에 의약품을 포함, 대부분 상품에 대해 관세 없이 무역을 해왔다. 

미국의 이른바 '관세 전쟁' 선언 후 미국은 캐나다에서 생산된 상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국내 업체는 캐나다를 통한 우회 수출을 통해 과거와 같은 비용절감을 누리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만약 캐나다를 대상으로 의약품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캐나다에서 단일 CMO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생산했다. 관세 이슈와 무관하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미리 푸에르토리코 생산 시설을 확보해 뒀다. 미국령이 여러 곳이 있는데, 관세 적용이 안 되는 곳은 푸에르토리코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 없다. SK바이오팜은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한다. 공장 설립을 하면 리스크가 크다. CMO를 통해도 매출 총이익률이 95%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전체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높은 매출총이익률은 원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 언급을 주목해야 한다. 1년 넘는 기간 동안에는 현 상태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시장에서 관세와 관련해 세부적인 부분들을 모두 파악하기 어려워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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