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통증 참고 넘기다 진단 시기 늦어지는 경우 적지 않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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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며칠 전부터 배가 더부룩하고 식욕이 없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오른쪽 아랫배가 콕콕 쑤시고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급성충수염, 흔히 말하는 '맹장염'이었다. 응급수술을 받은 후 통증이 사라졌고, 소화불량 증상도 나타나지 않아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급성충수염은 연간 12만 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 흔한 질환이다. 20~30대 젊고 건강한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 평소 건강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급성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질환을 말한다. 충수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충수 내강이 막히는 것이다. 기생충, 딱딱한 대변덩어리, 림프 조직의 증식, 이물질, 드물게는 종양 등으로 인해 충수가 막히면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면서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복통이 발생했을 때 급성 충수염을 의심할 수 있는 통증 위치를 아는 것은 맹장염의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충수는 대장의 시작 부위인 맹장 말단에 붙은 손가락 모양의 구조물이다. 복부 오른쪽 아랫부분, 즉 배꼽과 오른쪽 골반뼈를 잇는 선의 바깥쪽 1/3 지점에 위치한다. 

급성 충수염의 경우 초기에는 ▲복부 불쾌감 ▲소화불량과 유사한 증상 ▲윗배나 배꼽 부위의 막연한 통증 등이 나타난다. 이후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이동하고, 메스꺼움, 구토, 미열 등을 동반하며 통증이 심해진다.

젊은 층은 통증을 참고 넘기다가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고령자는 통증 감지 능력이 떨어지고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나 복막염이나 농양 등 합병증으로 진행된 이후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감염된 충수가 괴사하거나 파열될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수술해야 한다. '맹장이 터졌다'는 상태는 이 충수가 파열된 상황이다. 복강 내에 세균과 고름이 퍼지면서 복막염, 패혈증, 장유착 등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센트럴병원 홍윤화 복강경수술센터장은 "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 충수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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