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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금방 지나가고 곧 겨울이 온다. 더위를 많이 타는 이들에겐 숨통이 트이겠지만 수족냉증이 있다면 겨울은 두려운 계절이다. 손이나 발이 차가워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질환인 수족냉증. 왜 생기며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이언숙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들었다.

◆ 레이노병, 류마티스 질환, 말초신경염 등 발병 시 수족냉증 생겨

수족냉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이 교수는 "일반적인 수족냉증의 경우 원인이 현재까지 확실하진 않다"며 "다만 추위에 의해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져 혈관이 수축, 말초부위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과도하게 냉기를 느끼는 증상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수족냉증이 어떤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다. 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이 될 수 있는 것은 레이노병, 류마티스성 질환, 추간판 탈출증, 말초신경염, 손목터널 증후군, 갑상샘 기능 저하증, 혈관 질환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이 질환들은 대부분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좋다"고 설명했다.

레이노병의 경우 고령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에게 발생하며 유병 기간이 길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늦게 발병할 수 있고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흔하다. 하지만 온난한 기후에 있더라도 추운 날씨가 되면 따뜻할 때보다 발작이 더 자주 생길 수 있다.

류마티스성 질환은 다발성 관절염, 관절 변형, 피부 결절이 동반된다. 추간판 탈출증과 말초신경염은 손이 저리거나 이상 감각이 동반되며 통증도 생길 수 있다. 여성에게 흔한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목 이하에 잠들기 힘들 정도의 저린 증상과 근육 약화 증상이 나타난다.

◆ 나이, 체형, 성별도 수족냉증에 영향

잘 생기는 습관이나 체질이 명확하진 않다. 다만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추운 날씨 같은 외부적 요인과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 가족력, 결체 조직 같은 동반 질환 등 내부적 요인과 여성일 경우가 위험 요인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고령자, 마른 체형, 심질환 보유자의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여성에겐 알코올 복용이나 결혼 여부, 남성에서는 고령자, 흡연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 손발 뿐 아니라 전신 따뜻하게…냉기 피해야

수족냉증의 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추위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발을 직접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다른 신체부위가 차가우면 신경반사에 의해 수족냉증이 악화될 수 있어 전신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우 빨래나 설거지 등 차가운 물에 손, 발을 노출하는 일이 많다. 되도록 물에 직접 닿지 않게 세탁기 혹은 식기세척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에어컨같은 냉방 노출을 피해야 한다. 찬 음식과 냉장고 안의 물건을 다룰 때는 장갑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가벼운 운동과 반신욕, 족욕 등을 즐기며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도 좋은 개선 방법이다. "전신의 혈액 순환을 증진하는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흡연자의 경우 담배를 끊고, 손발이 꽉 조이는 의류는 피해야 한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심신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며 "또한 충분한 숙면과 규칙적인 생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수족냉증 자체는 진행이 되거나 합병증을 가져오지 않는다. 다만, 다른 질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수족냉증이 생겼다면 해당 질병의 경과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보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생활 습관 교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소 손발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고, 두꺼운 옷 한벌보다 여러겹 옷입기, 겨울철 모자·귀마개·양말·부츠·장갑 등의 사용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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