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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업무에 야근만 벌써 일주일 째인 직장인 A씨. 야근 도중 갑자기 배가 아파 일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자극적인 음식도 안먹었고, 무리한 행동도 없었는데 갑자기 배에 통증이 생긴 것. 이렇듯 스트레스로 배의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 실재하는 증상 있다면 '신체증상장애'
"정신, 신체, 환경 요인 등 복합적인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증상장애"라며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설명했다. 신체증상장애란, 뇌에서 신체감각신호를 처리하는 회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왜곡된 고통을 느끼고 과도한 걱정과 불안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에 걸린 환자는 실제로 체중이 감소하기도 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게 된다. 박 교수는 "각종 검사를 받아도 대부분 이상이 없거나 경미한 문제라고 진단받는다"며 "그러나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요인이 항상 선행하는 것은 아니며, '실재'하는 신체적 고통이 나타나기에 답답한 마음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증상장애는 흔히 '신경성' 혹은 '기능성' 질환으로 불린다. 증상이 없는데 건강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건강염려증'과 다르게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날 때 신체증상장애라 진단한다. 관절이나 근육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나거나 소화불량, 복통, 식욕저하, 메스꺼움, 두통, 어지럼증 등의 다양한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소화기 증상이 가장 흔하고 흉통, 두근거림, 피로감, 이명 등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20~30대 중 특히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며, 소아나 청소년에게도 생길 수 있다. 박 교수는 "불안정하고 완벽주의적인 기질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기능성 소화 장애, 심인성 어지럼증도 신체증상장애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 치료 위해선 스트레스·식이 등 복합적 접근 필요해
신체증상장애 치료 방법에 대해 박 교수는 "대개 신체증상이 발생해도 20~30% 정도는 저절로 호전된다"고 답했다. 또한 "질환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안심하면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상이 만성화되면 대개 여러 병원을 다니며 진료와 검사를 반복하게 된다. 박 교수는 "나아지기 위해선 '신체와 뇌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등으로 뇌가 과도한 자극을 받으면 여러 가지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우리 몸의 심혈관계, 소화기계, 호흡기계, 내분비계 등 전신에 영향을 준다. 박 교수는 "따라서 뇌를 자극하는 스트레스와 불안,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 식이습관의 문제 요소를 줄여나가며 복합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증상 자체를 해소하기 보다는 기능 및 삶의 질 개선에 초첨을 맞추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아울러 정상적인 감각자극을 주는 규칙적인 운동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로는 뇌의 예민성을 조절하는 항우울제나 증상에 따라 소화기계 약물이나 진통제도 사용한다.
신체증상장애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환자 중 60~70%가 호전되는 질환이지만, 진단되기까지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대부분 검사에서 이상이 없기에 꾀병으로 오인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환자를 고립시키고 증상을 오래 경험하게 만들기에 가족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은 환자의 실재하는 고통을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생활습관이나 환경을 함께 개선해나가면서 지지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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