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발현 후 과도하게 혼 내는 건 치료에 도움 안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 받는 경우 대부분 문제없이 성장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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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서 6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아이가 혹시 ADHD가 아닌지 걱정이다. 책을 읽어줄 때는 집중하지 못하고,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는 횟수가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유치원 선생님에게 아이의 생활에 대해 물어보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답을 듣지만 ADHD 관련 정보를 살펴보는 등 자꾸 신경이 쓰인다. 주변에서 병원을 가 보는 게 좋다는 말을 들으면 불안해진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이종하 교수(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설명에 따르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집중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사안별 주의력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ADHD 확진을 받은 아이들은 집중이 잘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사이의 편차가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해 매우 크다. 학교 선생님의 말을 듣다가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곳을 쳐다본다. 시험을 볼 때는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풀다가 실수로 틀리는 양상을 자주 보인다. 

ADHD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아동들은 계획 실행, 충동 억제, 집중력, 판단력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2~3년 늦게 발달한다고 알려졌다. 부모의 양육 태도보다는,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학계에선 소아의 ADHD 유병률을 3~8% 정도로 추정한다. ADHD 진단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홈페이지 등에 게시돼 있는 자가진단표로 가정에서 쉽게 해 볼 수 있다. 이 질환은 주의력결핍형과 과잉행동‧충동형으로 구분된다. 각각 9가지 검사 항목 중 6개 이상에 해당하는 아이는 ADHD가 의심된다고 볼 수 있어 병원 방문이 권장된다.

만 6세 이상부터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집중력 향상, 산만함과 충동성 감소 등 증상 호전이 나타난다. 부모의 일관된 양육과 지도는 필수적으로 병행돼야 한다. 

이 교수는 "ADHD는 부모의 양육과 훈육으로 인해 발현되지는 않는다. 다만, 발병 후 증상을 바로 잡기 위해 과도하게 혼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아이와 꾸준한 소통이 중요하다. 칭찬을 통한 긍정적인 행동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으면 상심하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다. ADHD 아동들도 탁월한 학업성적을 보이고 훌륭히 성장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 대부분 문제없이 성장한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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