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대웅제약, 자체 개발 성공… 점유율 확대 분주
제일약품, 허가 승인 신청… 일동제약, 임상2상 시험 승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계열 제품 성장세가 매섭다.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자체개발 약물을 내놓은 가운데, 제일약품은 개발을 마치고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일동제약도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PPI, 느린 약효 작용·야간 위산분비 돌파 등 한계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한 P-CAB 제제 치료 후보물질 ‘ID120040002’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2상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평행군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험 예정기간은 다음달 3월부터 내년 2월까지다.

일동제약도 P-CAB 제제 개발에 나서면서 P-CAB 계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안쪽으로 타는 듯한 통증이나 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P-CAB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를 말한다.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P-CAB 등장 전에는 PPI(양성자펌프 억제제)가 위산 관련 질환 치료제로 많이 사용됐다. 약학정보원이 발간한 P-CAB 관련 자료에 따르면 PPI의 경우 전구약물(prodrug)로, 활성화 과정을 거친 후에 약효를 발휘하기 때문에 작용 발현 시간이 느리다는 한계가 있다. 

전구약물은 몸속에서 대사 과정을 거쳐야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을 말한다. 반감기가 짧아 야간 위산분비 돌파 억제 효과가 적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케이캡·펙수클루, 출시 후 처방액 급증

2015년 이후 기존 PPI 단점을 개선한 테고프라잔(tegoprazan), 보노프라잔(vonoprazan)과 같은 P-CAB 계열 약물이 개발됐다. P-CAB은 PPI와 비교했을 때 약효가 빠르고 오래 지속된다. 야간 산 분비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보노프라잔은 2015년 일본에서, 테고프라잔은 2019년 국내에서 출시됐다. 

또 다른 P-CAB 계열 치료제 펙수프라잔(fexuprazan)은 2021년 12월30일 국내 허가를 받아 2022년에 출시됐다. 현재 국내에서 위식도역류질환에 사용되는 P-CAB 제제는 테고프라잔과 펙수프라잔 두 가지다. 테고프라잔(국내 제품명: 케이캡)은 HK이노엔이, 펙수프라잔(국내 제품명: 펙수클루)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출시 첫 해 30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후 발매 2년째인 2020년에는 771억원의 처방액을 올리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누적 1582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4년 연속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 “소화성궤양용제 치료 선택지 넓어지고 있어 긍정적”

펙수클루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펙수클루 누적 매출액은 약 720억원이다. 의약품 표본 통계정보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발매 6개월차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부문에서 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2월에는 3위에 오른데 이어 같은해 11월 2위로 올라섰다. 제일약품도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CAB 제제 ‘자스타프라잔’ 개발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PI 제제 중심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P-CAB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P-CAB이 나온 후에도 PPI 사용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P-CAB이 PPI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고 보긴 어렵다. PPI 사용이 적합한 환자가 있다. P-CAB과 PPI가 함께 쓰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P-CAB도 각 제품의 특성에 차이가 있어 소화성궤양용제 치료를 위한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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