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파킨슨병 치료제 연구 활발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 만큼 흔해… 근본적 약은 없어
심평원 "최근 5년 14% 증가…지난해 12만명 넘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서 파킨슨병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이 활발하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돼 가는 질환으로, 치매만큼 흔하게 발생한다. 서동증(운동 느림), 안정 시 떨림, 근육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지난해 12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10만5882명과 비교하면 최근 5년간 14%가 증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많은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Reportlinker)’에 따르면 글로벌 파킨슨 치료제 시장은 2022년 49억 달러(6조 2000억원)에서 2030년 80억 달러(10조 억원)으로 약 1.6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도 공동개발, 투자 등을 통해 파킨슨병 개발을 위한 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파킨슨병은 임상 시험 진행이 까다로운 질환이기도 하다. 파킨슨 환자들은 진단 당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되거나, 운동장애(Motor Deficit),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신경염증 등과 같은 증상들을 이미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임상 시험 환자군을 식별해 세분화 및 균질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실제 현재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도파민을 보충하는 요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에 그칠 뿐 완치를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이렇듯 파킨슨병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주요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중에서는 노바티스와 UCB의 'UCB0599', 로슈와 프로테나의 'RO7046015'가 임상 2상 단계로 가장 앞섰다. 그외 기업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 펩트론, 디엔디파마텍 등이 있다.

국내서도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메디헬프라인은 지난 3월 파킨슨병 신약 후보 ‘WIN-1001X’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고, 에이비엘바이오도 올해 1월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지난 5월에는 카이노스메드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KM-819’에 대한 미국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젬백스는 국내 최초로 진행성핵사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이하 PSP) 임상 2상을 시작했다. PSP는 비전형 파킨슨증후군으로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 파킨슨 치료 기전이 주목받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 호흡, 에너지 생성기관이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하면 세포가 이를 제거하는 ‘미토파지(Mitophagy)’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신경세포의 지속적 염증이 발생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13일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는 미국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Vincere Biosciences, 이하 빈시어)에 공동 투자를 진행했다. 

빈시어의 후보물질은 체내 미토파지 활동을 강화시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의 비율을 높이고, 파킨슨병의 진행을 저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빈시어는 환자군 선정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어 정확한 요인 파악이 어려운 파킨슨의 임상 시험 환자군 선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3사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은 물론 임상시험 설계, 환자 후보군 선정 등 빈시어의 AI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 기회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파킨슨병의 경우 요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단일 치료제보다는 칵테일 치료제를 통한 복합적 치료 접근방식이 더 유용할 수 있다”며 “현재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뉴론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파킨슨병 치료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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