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이 하루 보내기가 힘든 시대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인류를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표현했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인류를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의 합성어다.
미국의 보험사인 아슈리온(Asurion)사의 조사 결과 2019년 기준 미국인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무려 96번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10분당 1번씩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본다는 의미다. 그만큼 스마트폰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문제는 잦은 스마트폰의 사용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이 자세를 장시간 취하게 되면 목에 과도한 부담이 누적된다.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는 연구를 통해 고개를 앞으로 15도만 기울여도 목에는 12.2kg의 부담이 가해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복적으로 잘못된 자세를 취하면 경추(목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 등에 부하가 쌓이고 심한 경우 디스크(추간판)에 받는 압력이 집중돼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진다. 목 통증을 쉽게 넘기면 안 되는 이유다.
목 통증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한방 보존치료다.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밀고 당기며 목뼈를 교정하는 추나요법으로 목 주변의 압력을 낮추고 약침을 활용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목뼈와 주변 근육의 강화를 도와 치료 효과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목 통증에 대한 한약 치료의 유효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과 메타분석(meta analysis)을 통해 한약 치료의 효과성을 살펴본 결과 목 통증 감소 및 기능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이 한약과 일반적 보존치료를 병행한 복합치료군과 일반적 보존치료만 실시한 보존치료군으로 나눠 살펴봤더니 목 기능개선 상태 지표인 경부장애지수(NDI)에 대한 두 집단의 평균차가 -8.00으로 산출됐다. 음의 숫자가 클수록 한약의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이 순간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만큼 목 통증을 겪는 시간도 길어진다. 목과 스마트폰도 휴식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사용, 잠깐 쉬어도 괜찮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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