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에 구역이나 구토 동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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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은 오랜 시간 의료계에서 그야말로 '두통거리'였다. '편두통(偏頭痛)'이라는 이름에 '치우치다. 쏠리다'는 의미의 '편(偏)'이 포함돼 한쪽 머리가 아픈 두통으로만 여기지만 오해다. 증상을 설명하는 데 적합할지 몰라도 '편두통'이 병명으로 쓰이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과장은 "편두통은 양쪽에 다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부위가 아니라 증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관자놀이 쪽에 맥박이 뛰는 듯한 박동성의 두통이 반복성, 발작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편두통"이라며 "만성 편두통은 긴장성 두통과 함께 가장 흔한 두통 중 하나로 구역이나 구토를 동반하고,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만큼 정확한 진단,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편두통의 감별 진단이 중요한 건 무턱대고 먹는 진통제가 되레 약물과용 두통이라는 또 다른 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갑작스러운 두통이 1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는 '벼락 두통'이 나타났을 땐 뇌혈관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영상검사가 필수다. 

박 과장은 "50세 이후 새로 생긴 두통이나 기침할 때 혹은 자세에 따라, 체중 감소나 발열이 동반되는 두통도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통해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편두통을 잡기 위한 치료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종전에는 두통의 세기와 횟수를 줄이기 위해 뇌전증약, 우울증약, 혈압약 등을 활용했다. 꾸준히 먹어야 하고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도 적지 않아 환자의 불편이 컸다.

두통 예방법. 사진=인천힘찬종합병원
두통 예방법. 사진=인천힘찬종합병원

최근의 편두통 표적 예방 치료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신약이다. 특히,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진통 효과를 내는 'CGRP 차단제'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크다. 편두통 치료만을 위해 개발된 '표적 치료제'인 만큼 실제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뛰어난 치료 효과를 증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릴리 앰겔러티(갈카네주맙), 한독테바 아조비(프레마네주맙)가 허가를 받아 대학·종합병원 등 전국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신약 허가를 위한 심사를 개시하기도 했다. 환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주사제, 먹는 약, 비강 스프레이 등으로 사용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 번 맞는데 50만원 정도(앰겔러티)인 고액의 치료비가 발목을 잡았는데 지난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릴리의 앰겔러티의 급여 적용에 적정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이르면 9월부터 약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독테바 아조비도 올해 초 급여 신청을 제출해 평가를 앞두고 있다.

박 과장은 "만성 편두통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충분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는 필수"라며 "술, 담배, 스트레스를 피하고 과도한 긴장감을 느끼지 않도록 직장과 가정에서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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