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이 불러온 목·허리 통증,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이 중요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은 줄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비대면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한다.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장시간 목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 때 ‘거북목’, ‘일자목’과 같은 경추 질환이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엉덩이 밑에 있는 뼈인 좌골 부위 부상도 주의가 필요하다. 

'거북목', '일자목', 방치하면 목 디스크로 악화된다? 

거북목과 일자목은 현재 발전된 문명과 기술들이 초래한 대표적인 체형 변형 질환이라 볼 수 있다. 대부분 두 질환을 동일하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변형된 형태와 증상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체형이라면 우리 몸은 옆에서 볼 때 귀가 어깨의 중심에 위치해 가장 알맞은 C자형 커브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귀가 어깨 중심에서 앞으로 튀어나와있다면 거북목, 자라목이라 할 수 있다.

이 때 거북목보다 더 많이 나오면서 등 상부가 둥글게 돼 등이 구부정한 자세를 동반하게 될 경우 경추의 C 커브가 감소하면서 일자 형태로 수직을 이루게 되는데 이를 일자목, 의학용어로는 경추후만증 이라 한다. 심할 경우 역 C자형 커브를 보이기도 한다.

경추에서 근육과 인대도 중요하지만 C자형 커브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머리의 무게를 경추나 디스크로 전달하지 않고 일부를 목 뒤 근육으로 분산시켜 경추와 디스크, 목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 때 C자형 커브가 변형될 경우 경추후관절과  목 디스크에 엄청난 과부하가 생기게 된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게 되면 목 뒤편 경추의 C 커브를 유지하기 위해 수축해 있던 근육이 늘어나 점차적으로 수축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늘어난 뒷목 근육들은 머리를 지탱할 힘이 부족해 어깨 근육까지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어깨 통증과 더불어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또 앞으로 기우는 머리를 잡기 위해 목 근육과 어깨 주위 인대까지 사용해 무리가 가면 목 디스크가 발생하기도 한다. 

거북목과 일자목 증상은 외형적 변화지만 방치할 경우 목 근육과 근막의 다양한 통증, 두통, 어깨 통증, 팔 저림, 말초신경 장애, 뇌의 인지 기능 이상 등 다양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경추 질환은 척추 균형이 무너져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척추는 S자 만곡 상태를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볼 수 있다. 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가 중요한데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취하는 자세들이 삐뚤어진 골반이나 거북목, 일자목, 경추후만증을 만들어 몸의 균형, 즉 척추의 균형을 무너지게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오래 앉아 있으면 엉치가 뻐근한 증상, 좌골점액낭염?

일반적으로 척추 전문의들은 걸을 때, 앉아있을 때 다리 뒤쪽이 욱신거리고 저리고 당기는 증상을 허리디스크와 요추관협착증으로 의심한다.

하지만 요추 X-ray와 MRI 검사 결과는 큰 이상이 없을 수도 있다. 검사 결과 디스크가 약간 퇴화하고 척추관도 좁아졌지만 척수 신경을 누를 정도로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적외선체열진단검사를 통해 염증을 확인해볼 수 있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좌골신경통이라면 검사 결과 온도가 파랗게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엉덩이 부위가 붉은색을 띠고 있다면 염증 반응이다. 신경 문제가 아닌 염증에 의해 허리디스크와 요추관협착증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좌골점액낭염’이다.

좌골은 엉덩이 밑에 있는 뼈를 말하며 이 부위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좌골점액낭염이라 한다.

점액낭이란 뼈와 뼈 사이를 잇는 관절의 움직임을 매끄럽게 하고 관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름주머니를 뜻한다. 점액낭은 척추를 제외한 어깨, 팔꿈치, 팔목, 무릎, 엉덩이의 골반, 고관절과 같이 관절이 있는 모든 부위에 형성돼 있는데 관절 부위를 무리하게 쓸 경우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좌골점액낭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외상이나 감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좌골점액낭염은 제대로 된 진단이 이뤄진다면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이다. 염증 질환은 안정을 취하면서 점액낭에 소염제를 투여하면 증상이 쉽게 호전되기 때문. 

점액낭은 좌골뿐 아니라 어깨, 무릎 등 모든 관절 부위에서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부위의 관절에 생기더라도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치료 기간 동안에 운동은 절대 금물이다. 염증 치료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 다시 염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 상의 후 완치가 됐을 경우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화된 자세를 올바른 자세로 바꾸기 위해선? 

결과적으로 목 건강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습관화된 자세를 단시일 내 바로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단순히 자세만 바로 잡는 것이 아닌 몸 전체에서 어느 부분의 균형이 무너졌는지 정확한 진단 후 그에 맞는 교정으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약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아무리 올바른 자세라 할지라도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근육이 긴장돼있어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피로도를 쌓이게 하기 때문이다.

틈틈히 몸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상 생활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자세는 대표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로 앉거나 고개를 오래 숙이고 있는 습관, 다리를 꼬는 자세, 한쪽 어깨로만 가방을 메는 습관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목 건강을 위해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를 오랜 시간 숙이거나 앞으로 빼는 자세는 기피하는 것이 좋다. 

바르지 못한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다 보면 척추 주위의 근육이 불균형하게 발달하고 인대가 늘어나 척추를 바로 잡기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목이나 어깨,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이 유발된다.

또한 몸 전체에 영향을 미쳐 만성피로나 집중력 저하 등으로 학업이나 업무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초기에 발견 시 보존적 치료 방법인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같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보존적 방법으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시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체형이 변형됐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지나 치마를 입었을 때 돌아가거나, 벨트가 걸리는 골반의 좌우 높이가 다른 경우, 신발이나 바짓단이 한쪽 뒤축이 더 닳는 경우에는 이미 좋지 못한 자세의 반복으로 인해 골반의 변형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증을 동반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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