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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의사생활2>에서 정로사(김해숙 분)는 기억을 깜빡하고 걸음이 부자연스러운 등 치매 증상을 느껴 좌절한다. 그런데 진단 결과 치매가 아닌 ‘수두증’으로 밝혀져 안심한다. 다소 생소한 이 병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람의 뇌는 두개골 속 뇌척수액에 담겨 있다. 뇌척수액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며, 여러 신경호르몬을 전달하고, 노폐물 제거 역할도 한다. 뇌실에 존재하는 맥락총이라는 부분에서 매일 450~500cc 생성되어 요추까지 흘러내렸다가 다시 뇌로 돌아오며 거미막 융모에서 흡수되는데, 뇌척수액의 생성이 과다하거나 흡수가 잘되지 않으면 뇌실 내 적정 양을 초과해 점점 축적된다. 이것이 '수두증'이다.
정상치보다 많아진 뇌척수액이 뇌를 누르면서 치매 유사 증상이 생긴다.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옷에 소변을 보는 경우가 생긴다. 또 생각이 느려져서 기민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뇌척수액이 고이는 것는 뇌의 노화가 근본적 원인이다. 또 이전에 뇌출혈, 뇌외상 등이 있었던 경우 뇌척수액이 흡수되는 곳이 섬유화되어 흡수량이 조금씩 감소한다. 최근에는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인한 뇌혈관 건강 악화가 수두증 요인으로 기능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수두증은 션트(Shunt) 수술로 치료한다. 흡수되지 못하고 고인 뇌척수액을 복강이나 심방 쪽으로 흐르도록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자꾸 넘어지거나 생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진찰과 함께 뇌 영상을 촬영해보는 것이 좋다. 수두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결국 치매로 진행되는데 이미 치매가 많이 진행된 경우 수술 합병증 확률이 높아 권장이 어렵다.
*의료자문 : 박용숙 중앙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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