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관리는 2000년대부터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 중 하나였다. 2007년부터 5회에 걸쳐 ‘만성질환관리사업’이 시행됐지만 그 효과성은 물음표였다. 생활습관병으로도 불리는 만성질환은 단어 그대로 생활습관을 체크해야 관리가 된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나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건강정보를 의사에게 보여줄 방법이 없고,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재 만성질환 치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이쿱 조재형 대표는 이런 만성질환의 관리 방식을 전환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의사와 환자의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진료과장으로 진료를 병행하며 의학과 IT의 융합을 실현하고 있는 의사이자 기업가 조재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아이쿱(iKooB)은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지?
의료, 교육, 연구분야에서 사용자 간의 소통을 돕고 의료와 IT기술을 융합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2011년 설립 후 컨퍼런스 전문앱, 의사 및 환자용 교육 앱 등을 개발했다. 현재 환자 개개인의 건강 데이터와 환자 교육을 위한 의사의 진료 콘텐츠를 갖춘 의료 플랫폼 ‘닥터바이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Q. ‘닥터바이스’ 플랫폼에 대한 소개

현재 만성질환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기록하는 앱은 이미 많이 개발되었다. 문제는 환자가 기록한 데이터를 어떻게 의사에게 전달하느냐다. 제한적인 진료시간 안에서 환자가 기록한 자료를 의사에게 보여주고, 그 내용을 의사가 진료시간 안에 분석해서 환자에게 다시 교육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는 점점 자신의 상태를 체크할 이유가 없어지고 사용빈도는 떨어지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용 앱 ‘닥터바이스’와 의사용 웹 ‘닥터바이스 클리닉’을 각각 만들고, 여기에 의사와 환자가 데이터를 교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의료데이터 클라우드 ‘닥터바이스 랩’을 구축했다.
닥터바이스 클리닉에는 2500여 개의 진료용 콘텐츠가 수록되어 있다. 의사는 환자에 따라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해 밑줄을 긋거나 중요도 표시를 해 맞춤형 설명을 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환자에게 전송도 가능하다.
환자용 앱 ‘닥터바이스’도 이와 같다. 자신이 매일 기록한 건강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담당 의사는 해당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챙기는 주치의 개념의 디지털 진료와 교육이 가능해진다.
Q. '환자교육 콘텐츠'는 생소한데,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2008년 즈음 당뇨병 치료제를 환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종이에 위와 췌장을 간단히 그린적이 있다. 복용법과 작용기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그림으로 설명하니 환자들의 이해도도 높고 설명도 훨씬 쉬웠다. 이때 최초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진료할 때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그려진 밑그림에 각각의 환자에게 필요한 설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에 대한 교육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환자는 필요할 때마다 의사의 교육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자기만의 책이 생기는 것이다.
Q.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병원은 다양한데 정보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지?
닥터바이스는 환자, 병원, 질병관리 앱, 의료기기 등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다. 아이쿱에서 구축한 의료데이터 클라우드를 통해 정보의 교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 국가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병원은 아이쿱과의 제휴를 통해 환자와 소통할 수 있다. 타사 질병관리 앱이나 원외 의료기기도 마찬가지다. 제휴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정보를 아이쿱의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환자가 지정한 병원(의사)은 해당 정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혈당, 혈압, 대장암 등등 약 12개의 다양한 질병관리 플랫폼과 제휴를 진행 중에 있다.
Q. 의료인이자 IT기업 대표자로써 ‘헬스케어’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작은 지식과 정보가 모여서 하나의 큰 지식이 되고, 그 지식이 가장 낮은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급되는 것이 목표이자 인생 철학이고, 그것이 진정한 헬스케어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헬스케어’라는 이름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질병관리 앱과 플랫폼 많이 개발됐지만 정작 이 정보를 의사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헬스케어 플랫폼은 ‘도시설계자’의 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멋지게 집만 지어서는 도시가 만들어질 수 없다. 도로와 전기, 기타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헬스케어도 똑같다. 특히 만성질환은 환자의 생활습관 체크가 중요하고 이를 의사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도를 해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연결이 끊기면 진정한 ‘헬스케어’는 구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사와 환자간의 정보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은 의료와 IT기술의 융합에 답이 있다. 환자와 의사, 정보와 기술을 융합하고 연결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드는 것이 헬스케어라고 생각하고, 닥터바이스 플랫폼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조재형 대표
- 아이쿱(iKooB) 대표이사
- 가톨릭의과대학 교수
-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임상과장
-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 센터장
- 대한당뇨병학회 정보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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