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증상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눈 피로나 노안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뚜렷이 물체가 둘로 보이고 눈도 특정 방향으로 틀어지거나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눈이 틀어지는 사시증상은 자세히 관찰해야 인지되는 경우도 있다.
복시나 사시를 유발하는 원인은 그 원인마다 양상이 다르고 병 경과와 예후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원인 질환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흔한 간헐적 외사시는 피곤하거나 멍하게 쳐다볼 때 눈이 바깥쪽으로 돌아간다. 보통 소아기에 나타났다가 항상성 외사시로 악화되어 약시나 복시를 동반하기도 한다. 눈을 움직이는 내직근과 외직근 근력차이에서 나타나며 근력조절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기저핵, 시상, 소뇌 같은 신경계 미성숙도 관련이 있다.
간혹 MRI, MRA상 뇌종양이나 뇌혈관기형이 발견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개두술, 감마나이프 수술, 색전술 등의 신경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교통사고, 타박상이나 눈 성형수술로도 뇌진탕, 안와골절과 함께 마비성 복시와 사시가 찾아올 수 있다. 이러한 외상성 복시와 사시는 비전형적이고 복합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고 비외상성보다 회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에서는 피로하거나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와 함께 복시, 사시, 전신무력감,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근무력증은 기복이 있어서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게 되면 시일이 지나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근무력증에서 흉선종이 발견되면 외과적인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속발한 갑상선안병증은 눈부종, 안구돌출에서 시작해 복시 사시 안구운동장애와 시력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어도 안병증은 진행될 수 있다.
간헐성 외사시는 증세가 서서히 진행하고 중증근무력증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늦추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안병증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미미한 증상 때문에 인지 못하다가 시일이 지날수록 점점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든타임 2~3개월을 놓치면 치료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에 원인과 증상을 파악해 조기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조재훈 경희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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