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황만기(한의학 박사
'두드러기'는 피부나 점막에 존재하는 혈관 투과성(물질 분자의 통과나 침입을 허용하는 성질)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장 성분이 조직 내에 축적돼 피부가 붉어지거나 흰색으로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피부 질환이다

사실 두드러기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보통 24~48시간 이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치명적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어지러움(현훈) 증상 또는 호흡 때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천명음이나 호흡곤란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 그리고 갑자기 가슴이 꽉 막힌다는 호소를 하며 답답해하거나 혀, 입술, 얼굴이 붓는 상황이라면 자칫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즉각 응급실을 방문해 알레르기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 두드러기'는 보통 6주 이상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두드러기를 말한다. 대부분 급성 두드러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경우에 만성으로 진행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적극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일종의 ‘난치성 피부 면역 질환’이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약 30% 정도는 1년 안에 증세가 사라지지만, 약 20%는 20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80~90%는 해당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증상을 빨리 가라앉히고, 면역 기능을 안정화시키는 한의학적 체질개선 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다.

보통 두드러기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특발성 두드러기로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이다. 급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증상이 6주 미만이며 주로 야간에 발생한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되며 역시 야간에 주로 나타난다.

물리적 두드러기는 원인에 따라 한랭 접촉, 지연성 압박, 열 접촉, 햇빛, 피부 묘기증으로 분류된다. 기타 수인성(물 자극), 콜린성(운동이나 목욕 등 체내 심부온도 상승이 원인으로 주로 젊은층에 많고 따끔거림 호소),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두드러기를 ‘은진(癮疹)’이라고 주로 불렀으며 ‘풍은진(風疹)’, ‘풍시(風矢)’, ‘풍배뢰(風㾦癗)’, ‘배뢰(㾦癗)’라고도 했다.

두드러기를 피부에 습(濕)과 풍열사(風熱邪)가 엉기거나, 온습(溫濕)이 있는 상황에서 풍랭(風冷)이 침입한 경우에 생긴다고 보았는데, 이밖에 체질적인 편향성과 특이 음식, 기생충, 칠정(七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해석하고 각각의 패턴에 따라 체질개선 치료에 임한다.

여름철마다 더욱 심하게 반복되는 소아청소년들의 만성 피부 두드러기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해당 두드러기의 양상과 원인에 따라서, 보통 7가지 방식으로, 한의학적인 체질개선 치료법을 임상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우선 두드러기가 풍한(風寒)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경락을 따스하게 하고 차거움을 흩뜨리며 표피를 통해 그 기운을 배출하는 온경산한해표(溫經散寒解表)를 구사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계지탕(桂枝湯),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 등을 가감 처방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주로 여름철에, 에어컨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 또는 너무 서늘한 계곡물이나 바닷물에 오랫동안 심하게 노출된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만일 두드러기가 풍열(風熱)에서 왔다면 소풍청열(疏風淸熱)하는 방법으로 소풍산(消風散), 소풍청열음(疏風淸熱飮) 등을 가감하여 처방하게 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평소에도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체질적 경향성을 가진 소양인들이나 열태음인들 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고 3 수험생들이, 여름철 땡볕 아래 또는 사람이 너무 밀집되어 있는 좁은 공간(학원/학교 교실) 안에서, 스포츠 활동 또는 학업 활동을 너무 오랫동안 시행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위장에 습열이 쌓였다면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이나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등을 처방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소화 기능이 평소에도 많이 떨어지는 소음인들에게서 여름철에 특히 많이 관찰될 수 있다.

만일 기혈이 부족하여 발생된 경우라면 당귀음자(當歸飮子), 팔진탕(八珍湯) 등을 처방하게 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키와 체중이 또래보다 많이 모자라는 허약한 경향의 소아청소년들에게서 흔히 관찰된다.

그리고 기가 허약해서 표피도 연약하다면 보기고표(補氣固表)하는 방책으로 옥병풍산(玉屛風散)을 처방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평소에도 살성이 좀 약하고 아토피 피부염 경향성(또는 과거력)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음의 기운이 허약하고 화의 기운이 지나치게 왕성하면 자음강화(滋陰降火)하는 방법으로서 사물탕(四物湯)에 청호별갑탕(靑蒿鼈甲湯)을 합친 처방을 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평소에도 물을 많이 먹지 않고 피부가 건조한 경향을 보이며, 성격이 다소 예민하고 거친 소아청소년들에게서 많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심기와 음이 허하다면 귀비탕(歸脾湯)이나 온담당(溫膽湯)을 가감하여 처방한다. 이런 임상적 케이스들은, 별 것 아닌 일에도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심약한 아이들 그리고 숙면을 평소에도 잘 취하지 못하고 자주 깨는 아이들에게서 잘 관찰된다.

양방 병원에서 흔히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복용하는 동안에는 부어오른 발진(팽진)과 가려움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

여름철마다 더욱 심하게 반복되는 소아청소년들의 만성 두드러기의 근본적인 원인과 병증 심각도를 모두 고려한 맞춤형 한약 처방은, 심신의 기본적인 안정성 패턴을 개선해서, 임상적으로 훨씬 더 큰 장기적 도움을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이, 평상시에 소변 색깔이 거의 투명해질 정도로 맹물을 매일 충분히 많이 마시고, 더불어서 한방 약차인 ‘둥글레차(황정차)’도 수시로 복용하면서,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은 최대한 삼가하는 것이, 만성 두드러기 체질개선을 위한 바람직한 기본 섭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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