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안산병원이 이달 6일 개원 30주년을 맞는다. 1985년 5월 공업도시로 한창 개발 중이던 안산에 문을 열었던 고려대 안산병원은 안산시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개원 당시 안산은 인구 9만6000여 명으로 농어촌 복합지역에 공단 배후 도시로서 자체적인 도시 기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발과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 인구 76만명, 인근 시흥시까지 포함한 안산시 생활권 인구는 100만명 이상인 대형 도시로 급성장했다. 특히 76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7만명이 함께 어울려 사는 다문화 도시로, `미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개원하자마자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젊은 도시답게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주민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안산병원은 1987년 간호사 기숙사로 사용하던 병원 2층을 개·보수해 50병상을 증설했고, 금정~안산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988년 병상을 300병상 규모로 늘렸다.
[[--image1--]] 1998년에는 신축 본관을 준공해 재활의학과·흉부외과·성형외과·병리과·응급의학과 등을 새롭게 개소하고 600병상 규모로 증축했다. 2012년 1월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어 지역 최상위 의료기관으로 승격됐지만 인구 100만명을 웃도는 안산·시흥 지역주민 의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간이 여전히 부족했다. 결국 지난해 4월 기존 지상 9개 층으로 구성된 본관 건물에 3개 층을 증축해 830병상 규모를 갖췄다. 경기 서남부를 대표하는 유일한 대학종합병원으로 뿌리를 내렸다.
차상훈 원장은 "고려대 안산병원 개원은 의료 취약 지역에 병원을 설립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고려대의 열정과 도전의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지난 30년간 그래왔듯이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상생하는 초일류 병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개원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병원 신축과 의료장비 도입을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했지만 돈이 없어 독일 서독재건은행(KFW)에서 차관을 도입해 재원을 마련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개원 때부터 산업재해와 사고가 빈번한 지역환경에 걸맞은 직업환경의학센터, 재활의학센터, 응급의료센터를 특성화하여 `지역거점병원`을 자처했다. 반월·시화공단을 비롯해 수인산업도로와 외곽순환도로,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를 끼고 있어 고려대 안산병원 측 특성화 전략은 딱 맞아떨어졌다. 2011년 4월에는 복지부에 의해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 센터로도 선정되어 응급의료센터, 내·외과 중환자실과 더불어 중증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최근에는 내·외과 협진을 통한 진단과 치료, 전문성 높은 암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암치료 등 맞춤형 진료를 실시해 암환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암센터를 개소해 `진단-검사-치료-재활 원스톱서비스` `다학제 통합진료` 등 암환자를 위한 집중·통합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손길수 암센터장(외과학교실 교수)은 "진단에서 치료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원스톱서비스를 통해 환자 맞춤진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암센터 강점"라고 설명했다.
[[--image2--]] 심혈관센터는 24시간 대비체계를 갖추고 환자가 내원한 당일 필요한 검사를 실시하고, 관상동맥조영술이 필요한 협심증 환자는 당일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환자는 골든타임(90분) 내에 치료를 할 수있게 응급 심혈관촬영 등 논스톱 응급치료시스템을 통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응급 처치를 실시하고 있다.
장기이식센터는 간, 신장, 심장 등 다양한 이식수술에 성공해 만성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최근엔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은 간 이식도 성공한 바 있으며, 체계적인 협진을 통해 심폐 동시 이식도 진행하고 있다.
최병민 진료부원장은 "고려대 안산병원은 최근 암센터, 무균병동, 뇌혈관·뇌졸중 집중치료실 개소와 심혈관센터, 소화기센터 리모델링 등을 비롯해 앞으로도 질환별 전문센터화와 외래 재배치를 진행해 왔다"며"앞으로도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최상의 진료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2005년 의과학연구소 개소를 시작으로 인체유래물은행, 통합임상시험센터, 인간유전체연구소, 난치성질환중개연구소, 노인건강연구소, 단원재난의학센터, 통일한국 보건의학 연구소, 첨단임상의료장비와 실험동물시설 등 풍부한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전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인천보호관찰소, 한국산업기술대 등 지역 산·학·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신약후보물질 개발, 융·복합 연구, 영상진단기기, SW 연구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단원재난의학센터는 세월호 참사처럼 예기치 못한 대규모 재난에 대한 통합적 의료·대응 체계 관리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재난의학 컨트롤타워 기능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승훈 연구부원장은 "임상진료와 기초·임상연구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혁신형 첨단임상진료센터`와 다기관 협력 연구를 위한 산·학·연·병 벤처·융합연구 플랫폼인 `산·학·연·병 융합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지역 클러스터에 기반을 둔 연구혁신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개원 30주년을 맞아 교직원들만이 아닌 환자,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오는 15일 미혼 남녀 간 인연을 만들어주는 선남선녀 만남의 장 `솔로(Solo) 선남선녀! 커플(Couple) 백년해로!`를 실시한다. 16일에는 안산 스피드웨이 앞 도로에서 자선기금마련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다음달 3~4일 외국인 근로자 100명을 대상으로 무료 흉부촬영을 실시하고 저소득층 환자 진료비 지원을 위한 건강바자회를 연다.
차 원장은 "30주년 행사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mkhnews
Hnew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