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치매 치료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 확대돼 환자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몸에 붙이는 패치형 치매약은 그동안 경증 치매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다음달부터 모든 치매 환자로 확대된다. 환자 1명에게 1개 치매약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던 것도 2개까지 늘어난다. 이같이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되면서 치매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다양한 영역의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일컫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각각 전체 치매 가운데 70~80%를 차지한다. 그 밖에 파킨슨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는 △룬드벡의 `에빅사`(성분명 메만틴) △얀센의 `레미닐`(갈란타민) △노바티스의 `엑셀론`(리바스티그민) △일본 에자이의 `아리셉트`(도네피질) 등이 있다. 도네페질ㆍ리바스티그민ㆍ갈란타민 성분의 약은 뇌의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억제해 인지 기능을 증진시키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다. 메만틴은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뇌 속의 화학물질인 `글루타민산염`의 과잉 분비를 억제하는 것이다.

두 치료제 모두 뇌 속의 화학물질에 관여하는 것으로, 신경세포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아세틸콜린`은 분해를 지연하거나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주범인 `글루타민산염`이 너무 많이 생기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이들 약은 치매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정도며 근원적인 치료를 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중증이 되면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증 치매도 효과와 약리작용이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약제를 함께 처방하는 병용 요법으로 다스리거나 인지 기능 개선제를 고용량 처방하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가 경증에 주로 사용돼온 반면 한국룬드벡의 `에빅사`는 중증 치매 환자용으로 허가를 받아 각광받아온 제품이다. 2002년 유럽연합(EU)에서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한국에서는 2003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한국룬드벡 관계자는 "에빅사는 아리셉트 등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와 병용한 요법에서 치매 환자의 이상 행동 증상이 많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얀센의 `레미닐`은 치매의 1ㆍ2단계에 해당하는 경증이나 중등도 증상 치료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1일 1회 투여한다.

한국얀센 측은 "현재 사용되는 일부 치매약은 수면 장애가 있어 아침 복용을 권장하지만 레미닐은 이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아침이든 저녁이든 복용이 가능하다"면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 또한 나빠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바티스의 `엑셀론`은 먹는 약 외에 몸에 부착하는 패치형으로도 나와 있다. `엑셀론 패치`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파스처럼 몸에 부착해 약물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치매 환자는 약물 복용 사실을 잊고 중복으로 먹거나 복용하는 것을 잊어 제대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패치형은 환자 스스로 치료제를 잘 챙겨서 복용하기 어려운 중증 치매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명문제약이 최근 내놓은 치매 치료제 `리바론 패치`는 오리지널약과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된 복제약이다. 패치 크기에 따라 패치 5와 10 두 가지 제품이 있다.

명문제약 측은 "복제약이어서 가격경쟁력이 있다"면서 "1985년 멀미약 키미테 패치를 시작으로 패치형 선도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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