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 모(38) 씨는 요즘 같은 강추위에 장갑을 끼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박 씨는 장갑을 여러 개 갖고 있지만, 착용하는 게 꺼려진다. 손에 땀이 많아 늘 축축하기 때문에 장갑을 끼면 손이 부자연스럽고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양말도 마찬가지다. 발에서 나는 땀 때문에 한겨울에도 양말이 늘 축축하다.
박 씨처럼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병, 땀과다증(다한증) 중에서도 ‘손발바닥땀과다증’이다. 원인은 크게 △땀샘의 변화 △땀샘 자극물질 △교감신경의 비정상적 자극 △정서적 변화 △미각에 의한 것으로 분류한다. 이중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이유 때문에 비정상적인 땀 분비가 일어나는 것이다.
‘손발바닥땀과다증’은 정서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인 활동이 활발해지면 손과 발, 겨드랑이에서 땀 분비가 증가한다. 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잠자는 동안에는 땀 분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증상이 손바닥에서 땀이 맺혀 떨어질 정도의 수준이라면, 문서작성이나 컴퓨터작업을 할 때처럼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쇠붙이를 만지는 직업이라면 녹을 유발시킬 수 있고, 갖가지 기구를 취급할 때 기구에 포함돼 있는 화학물질이 땀에 용해돼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 “숨 백 번 쉬고, 배에 힘 줘라”
치료방법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경구용으로는 국소항콜린약이 있고, 땀이 피부 표면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연고형태의 땀관차단제가 있다. 좀 더 증상이 심할땐 이온영동요법으로 치료한다. 약물에 손이나 발을 넣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방법으로, 땀구멍에서 땀이 많이 나오는 것을 줄여준다. 또 보톡스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땀이 많이 나는 신체에 보톡스 주사를 여러번 나눠서 주사하면 땀 분비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손발바닥땀과다증은 정서적인 영향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료에 앞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 게 중요하다. 김태윤 강남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에 땀이 많이 나서 병원에 오는 환자에게 제일 먼저 ‘숨 백 번 쉬고, 배에 힘 주세요’라고 말합니다”라며 “내성적인 성격으로 쉽게 긴장하고 쉽게 당황하는 사람일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편히 먹는 연습부터 해야 어떤 치료를 해도 효과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조경진 매경헬스 기자 [nice2088@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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