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서 있거나 걸어 다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다리가 붓고, 무겁고, 아픈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오후에는 구두가 작아지고, 밤에는 쥐가 나기도 하는 등 신경 쓰이고 괴롭지만, 대부분 단순히 피로가 원인인 것으로 생각해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다리 증상은 만성정맥부전(CVI·Chronic Venous Insufficiency)으로 인한 것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보 습득과 관리가 필요하다.
◆ CVI, 다리 정맥 손상이 원인
만성정맥부전이란 다리 정맥 내 판막이 약해지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손상된 정맥으로 인해 다리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해 혈액이 정맥에 쌓이게 되며, 그 결과 다리가 붓고, 무겁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발목 주변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고, 심해지면 피부색이 변하기도 한다.
만성정맥부전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맥 판막의 기능이 약해져 나타날 수 있으며, 보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만성정맥부전은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사람들(특히 장시간)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 여성 5명 중 1명(19%)이 다리 중압감이나 부종과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적인 대처 방법으로는 압박스타킹 착용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하루 종일 신고 있으면 정맥류의 악화를 방지하고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 치료법으로는 만성정맥부전으로 인한 다리의 부종, 통증, 중압감을 완화해주는 제품, 혈관을 수축해 혈액의 흐름을 촉진하는 제품, 부종 초기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뇨제 등이 있다.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중증 습진, 다리 궤양과 같은 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해 스트리핑, 경화요법, 레이저 요법 등의 외과적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체중조절이 효과적이다. 과체중은 다리에 압력을 가하게 돼 다리의 정맥혈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또한 중증 정맥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60% 이상이 일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서 있는 자세로 보내는 만큼, 힘들게 일한 날에는 반대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체조나 단거리 보행, 자전거 타기 등도 예방에 도움이 되며, 특히 수영은 혈액의 흐름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테니스, 스쿼시 등 일부 종목은 갑작스러운 근육의 수축과 긴급한 호흡으로 인해 정맥 압력을 확대시켜 정맥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래 서있거나 걸어 다녀서 다리가 많이 피곤한 날이면 잘 때에는 베개를 받쳐 다리를 위로 올리고 취침하는 것이 좋으며 벽에 다리를 올려 누운 자세도 다리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방법이다.
◆ CVI와 비슷하지만, 다른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이 전혀 다른 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도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속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철분이 부족한 경우에도 도파민의 생성이 억제돼 하지불안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철분부족 혹은 당뇨병, 신장질환, 파킨슨병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환자의 14%정도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지니고 있는 환자들의 휴식-활동 리듬이 정상인보다 불안정하게 나타났으며, 수면 효율이 떨어지는 동시에 기상시간의 불규칙, 밤 중 깨어나는 횟수 등 수면문제는 더 자주 나타났다. 정상인보다 전반적인 건강, 신체적 기능, 감정 문제로 인한 역할의 제한, 신체적 문제로 인한 역할 제한, 사회적 기능, 신체적 고통, 활력, 정신적 건강에 있어서 도 점수가 더 낮았다.

김병수 매경헬스 기자 [sskbss@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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