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에 사는 양 모 할머니(96)는 2009년 9월 허리가 아파 3~4년간 잘 걷지도 못하고 양측 종아리 아래가 저리면서 엉덩이가 아파 견디기가 힘들었다.

양 할머니는 노인성 척추 전문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결과, 요추 3, 4번에서 신경이 눌린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 받았다. 한 달 뒤 양 할머니는 미세현미경 감압술을 받았다. 양 할머니는 허리 수술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허리에 문제가 없어 종종 산책을 다니고 있다.

수원에 사는 임 모 할아버지(94)는 이번 겨울 가벼운 낙상에 흉추 7, 8번 뼈가 압박 골절되는 척추골절상을 입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등쪽의 심한 통증 때문에 움직임이 줄고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 2주가 지나도 차도가 없자 임씨는 병원을 찾아 인공 뼈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다시 정정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최근 체력이 좋아진 초고령층 노인들이 허리가 아프면 척추수술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성 척추ㆍ관절 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제일정형외과병원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인한 만성통증으로 수술받은 환자 5600여 명의 치료기록을 집계한 결과, 매년 척추수술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2005년 대비 60대 이상은 48.9%, 70대 이상은 44.6%가 늘어 고령층의 척추수술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퇴행성질환 척추수술환자 900여 명을 성별로 분석한 결과, 여성 환자가 약 59.4%로 남성보다 월등하게 많아 남성보다 허리질환으로 고통을 더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유합술을 받은 환자 중 70대 이상 환자가 50.8% (2005년 31.7%), 80대 이상도 10.3%(2005년 5.0%)를 차지해 고령 환자들의 척추유합술 수용도도 높아졌다. 이는 과거 고령 척추환자의 경우 나이 때문에 쉽게 체념하거나 정확한 진단없이 자가치료에 의지하다가 병증이 깊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할 때 고령환자들의 척추질환에 대한 태도가 수동적인 치료에서 적극적인 대응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어르신들의 퇴행성 척추관절 질환 진료에 특화돼 있어 수술환자의 연령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고령환자의 척추 수술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원장은 "요즘 80~90대는 종전 60~70대와 비슷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고, 경제 활동기간이 연장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한 원인이다. 또한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척추수술에 미세감압술(UBF)과 같은 수술법들이 대거 적용돼 수술 자체가 작아지고 간편해지면서 부담이 줄어든 것도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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