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세월을 함께 한 담배와의 악연을 끊고 말겠어.”
1월1일 붉은 빛을 내뿜으며 떠오르는 새해 태양과 더불어, 누구나 한번쯤 세워보는 계획인 ‘다이어트와 금연’. 꼼꼼한 계획없이 마구잡이로 덤볐다가는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특히 다이어트는 “굶는 데 장사 있겠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무작정 굶기작전’에 돌입하면 건강을 헤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살이 찌는 원리를 알면 해법 보여
식사량 줄이되 거르지 않는 것이 우선
사람들은 살을 빼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우선 무조건 덜 먹고 운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 쓰는 것 보다 먹는 것이 많아서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먹지 않으면 살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계속 먹지 않을 수는 없다는 데 있다.
우선 살을 빼자면 왜 살이 찌개 되었는지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은 항상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체중도 마찬가지여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개개인으로 보면 비교적 늘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게 되는 것도 바로 ‘에너지 항상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교하게 체중이 유지되도록 만들어져 있다면 왜 살이 찌는 것일까? 바로 몸의 신호에 잘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활동량이 많아 에너지를 다 써 버리면 배고픔의 신호를 보낸다. 채워달라는 얘기다. 이 때 ‘무조건 덜 먹는 다이어트’로 인해 식사를 제 때 하지 못하면 그 다음 끼는 자기도 모르게 평상시 먹는 양의 1.5~2배까지도 먹게 되고, 과식함으로써 더부룩하고 힘이 없어 피곤해진다. 자연히 졸리워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체중이 늘 뿐 아니라 이 때는 장에서의 흡수율도 증가해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살찌기 쉬운 상태가 된다.
에너지밸런스가 지나치게 음의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을 빼겠다고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실패하는 것도, 이 배고픔의 신호를 참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더라도 반드시 식사는 제 때, 오히려 제 끼보다 조금 일찍 하도록 하는 것이 건강하게 살을 빼는 첫 단계다.
두 번째는 배고픔의 신호를 잘 모르는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배고픔과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을 구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물을 먹어 보자. 많은 사람들이 물을 잘 안 마셔서, 물 마시고 싶은 몸의 반응과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급함은 실패하는 지름길이다. 건강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평생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며 “이제부터는 실제로 배가 고파서 몸이 보내는 신호와 자신이 뭔가를 먹고 싶어하는 것을 구분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 금연 의지 꺾는 ‘최고’ 금단증상 ‘체중증가’
채소 섭취 등 식습관 변화로 효과 높일수있어
가장 흔히 거론되는 또 하나의 새해 목표인 ‘금연’.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금연 역시 ‘강한(?)’ 의욕만으로는 넘기 힘든 산이다. 체중증가를 비롯한 다양한 금단증상이 나타나면서 당초 다짐했던 의지는 바람 앞에 등불처럼 힘없이 흔들리고 만다.
그렇다면 금연에는 비결이 없을까? 그 해답은 식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흡연은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알코올과 기름진 음식 같은 고열량의 식품 섭취가 높으며, 항산화비타민(비타민C, E, A)의 급원인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가 낮아 동맥경화와 각종 암의 빈도가 높아진다. 또한 커피 등의 기호품의 소비량이 많으며, 식습관이 불규칙한 특징이 있다.
금연을 할 때는 다양한 금단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중 가장 큰 부작용이 체중증가다. 금연 시는 체내 니코틴의 감소로 생리학적으로도 3kg 정도의 체중증가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보다는 금연으로 인해 미각이 발달해 식사량이 증가하는데, 특히 체내에서 요구하는 니코틴의 대용으로 사탕, 과자, 초콜릿 등의 단 음식의 섭취가 현저히 증가한다. 가장 큰 체중증가의 원인이며 다시 흡연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포도, 배와 같은 칼로리가 높은 과일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입이 심심할 때는 사탕과 같은 체중증가를 유발하는 고칼로리 음식 대신 무설탕 껌, 은단, 녹차 등으로 대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흡연욕구를 일으키는 커피량은 최대한 줄이고 녹차나 생수 등으로 대치하며, 술 섭취량을 최대한 줄이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황정혜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금연클리닉 교수는 “이러한 식습관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적절한 금연보조제 사용이 효과적인 금연과 금연시의 부작용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매경헬스 기자 [sskbss@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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