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착용 시기는 경도 난청일 때 시작해야 효과적
보청기는 최소 3개월, 꾸준히 착용·조절 받아야 적응
보청기 수명과 성능 '청결'과 '건조'에 달려 관리 중요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

보청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난청인을 위한 청력 재활 의료기기'이다. 따라서 이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청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좋다.
보청기는 어느 시기에 착용하는지, 어떻게 관리하는지, 얼마나 적응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를 잘 볼 수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보청기를 찾고 있다면 보청기를 구매하기 전 아래와 같은 정보를 미리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 꼭 알아야 할 것들 중 하나는 언제 보청기를 착용하느냐이다. 가장 이상적인 보청기 착용 시기는 난청의 가장 초기 단계인 경도난청 시기이다. 보청기는 이때부터 착용해야 청력 손실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고, 뇌의 청각 처리 능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은 "아직 젊어서 괜찮다"거나 "조금 안 들릴 뿐이니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보청기 착용 시기를 미루곤 한다. 하지만 이는 청력 재활의 기회를 잃는 지름길이다.

경도 난청의 시기는 평균 청력 역치가 26~40dB 수준일 때이며 시끄러운 환경에서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운 단계를 말한다. 하지만 불편감이 크지 않아 보청기 착용을 미루다 중고도 난청 단계 이후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청력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보청기 착용 효과가 경도 난청일 때보다 떨어진다. 이전보다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흔히 보청기를 착용하면 즉시 모든 소리가 깨끗하고 정확하게 들릴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보청기는 착용 즉시 모든 소리를 잘 들리게 해주는 기기가 아니다.
이는 보청기가 사용자의 청력 상태와 소리 환경에 맞게 조정되는 과정이 필요하고, 사용자가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처음 착용한 보청기에 적응하기까지는 3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처음 보청기를 착용하면 작은 생활 소음까지 들려 피로감이나 두통이 생길 수 있고, 주변 소음과 말소리가 구분되지 않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사용자의 뇌가 새로운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고, 보청기를 주변 소리 환경에 맞게 조절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인지하고 보청기를 매일 꾸준히 사용하며 조절 받는다면 점차 듣고자 하는 소리만을 깨끗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보청기는 매일 귀에 착용하며 사용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따라서 보청기는 사용자가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수명과 성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열, 먼지, 화장품, 귀지, 땀 등의 자극이나 이물질이 기기 내부나 리시버(스피커) 부분에 영향을 주면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보청기 착용 전에는 귀가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헤어 제품이나 선크림이 묻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착용 후에는 부드럽고 마른 천으로 표면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단, 알코올이나 세정제 사용은 금물이다.

보청기를 사용 시 귀지 관리 또한 중요하다. 매일 보청기를 착용하다 보면 귀지가 리시버를 막아 소리가 작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는 보청기 전용 청소 도구를 이용하여 리시버 부분의 이물질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청기가 작아 청소하기 어렵다면 스스로 하는 대신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 전문적으로 기기를 청소받는 것이 좋다. 보청기는 높은 습기와 온도에 취약하므로, 사용 후에는 덥고 습한 곳이 아닌 시원한 곳에 건조통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보청기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많고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보청기를 알아본다면, 너무 늦기 전에 이비인후과에 방문하여 언제부터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보청기는 적어도 어느 정도 사용해야 하는지,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보청기는 어떤 것인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난청 초기부터 보청기를 꾸준히 사용한다면, 청력 저하의 진행을 막고 오랫동안 건강한 청력을 유지할 수 있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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