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경추관협착증·자율신경실조증 유사해 정확한 진단 중요
박진규 PMC박병원장 "증상 발현 땐 전문의료기관서 빨리 검사를"
경추관협착증·자율신경실조증, 목에 신경차단술 MBB주사로 치료

경기도 과천에 거주하는 S모(62세 남성)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큰 걱정에 빠졌다. 뒷목 통증, 어지럼증, 팔다리 힘 빠짐, 시야 흐림, 가슴 두근거림, 그리고 소화불량까지 겪으면서 뇌졸중을 의심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 S씨는 뇌졸중이 아닌 '경추관협착증'과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신경차단술(MBB 주사 치료)과 약물 및 재활 치료를 병행한 끝에 현재는 증상이 호전되어 다시 활기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S씨 사례는 뇌졸중으로 착각하기 쉬운 유사 질환들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PMC박병원 박진규 병원장(신경외과전문의, 의학박사)은 "뇌졸중, 자율신경실조증, 경추관협착증은 어지럼증, 시야 흐림, 팔다리 힘 빠짐 등 증상이 유사해 일반인이 스스로 구별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각 질환은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어 뇌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경우로,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뇌졸중의 가장 큰 특징은 갑작스러운 증상 발현으로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 마비 또는 힘 빠짐 △말이 어눌해지거나 갑자기 말을 못 하는 언어장애 △심한 어지럼증과 보행장애 △갑작스런 두통과 구토 △한쪽 시야가 흐려지거나 이중으로 보이는 시각장애 등이 나타난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장애를 남기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단 몇 분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로,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추관협착증은 뇌졸중과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나 노화로 인해 목뼈(경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한다. 이는 목 통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신 증상을 유발한다. 주요 증상은 △지속적인 목과 어깨 통증 △팔다리 저림과 근력 약화 △어지럼증 △손발 저림 및 감각 이상 △팔을 들기 힘들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뻣뻣하거나 잠을 자다가 목이나 팔이 아파서 깨는 경우가 많다면 경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경추관협착증은 초기에는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 신경 차단 주사 등으로 호전될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해지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우리 몸의 체온, 혈압, 소화, 호흡, 심장 박동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자율기능의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주로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 피로 등이 원인이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비특이적이어서 환자 본인은 물론 의료진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은 △전신에 힘이 빠지고 심한 피로감을 호소 △어지럼증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림 △오심 및 소화불량 △수면장애 △안면 홍조 및 식은땀 △심한 경우 실신 등이다. 뇌졸중이나 다른 기저질환 없이 위와 같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자율신경실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 치료는 주로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생활 습관, 충분한 휴식, 그리고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 등을 병행한다. 심리적인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심할 경우 정신과적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
PMC박병원 박진규 병원장은 "뇌졸중 의심 증상이 반드시 뇌혈관 질환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도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증상만으로 자가진단하지 말고 신속히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진규 병원장은 이어 "우리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뇌 MRI, 혈관 초음파, 신경근전도 검사 등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질환을 명확하게 감별하고, 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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