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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미국에는 '풍선남(Balloon man)'이라 불리는 한 남성이 있었다. 그는 변을 한 달에 한번밖에 보지 못했으며 29세에 사망했다. 부검 결과 그의 대장에선 18kg에 육박하는 배설물이 발견됐다. 그의 대장은 미국 필라델피아 Mutter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풍선남이 앓은 병은 '선천성 거대결장증'으로 5천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대인이 주로 겪는 질환 '변비'와는 구분이 된다. 변비는 신생아 발달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식이조절이나 약물치료로 완화된다. 하지만 48시간 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거나, 구토와 복부 팽창이 일어나면 변비가 아닌 선천성 거대결장을 의심해야 한다.

선천성 거대결장은 어떻게 발생할까? 사람의 대장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음식물을 이동시키는데요. 여기에는 '장관신경절세포'가 관여한다. 그런데 태아일 때 어떤 이유로 선천적으로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무신경절이 생길 수 있다. 무신경절 80%는 대장 끝 '결장'에서 생긴다.

이 때 잘 이동중이던 음식물이 무신경절에서 정체되어 쌓이게 된다. 점차 해당 부위의 상부 장도 비정상적 크기로 늘어나 거대결장이 나타나게 된다.

선천성 거대결장은 의술이 발달되지 못했던 시절엔 평생 안고가야 할 치명적 질환이었지만, 지금은 이상 증세 발견시 복부 X-선 검사, 대장조영술로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오채연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완치가 가능한 병이고, 수술 예후는 매우 좋은 편이다"며 "완치된 아이라도 변지림이나 변비가 잘 발생할 수 있어 수술 후 정기적 외래를 통해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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