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지난해 약 200억원 수령
김승연·이재현 회장 연봉 100억 가량
계열사 실적 부진에도 높은 연봉 '지적'

[그래픽=김나리 기자] 
[그래픽=김나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총 20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재계 연봉 '神(신)'에 올랐다. 2022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경기 불황으로 서민 경제가 침체되고 기업 실적은 악화된 상황에서 총수들의 '억' 소리나는 높은 보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177억 1500만원을 수령했다. 롯데지주 64억 4900만원, 롯데쇼핑 19억원, 롯데케미칼 38억 3000만원, 롯데웰푸드 24억 4300만원, 롯데칠성음료 30억 9300만원 등을 합한 수치다.

신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 같은 계열사에서 수령한 금액(154억 100만원)보다 약 15% 늘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롯데물산에서도 연봉을 받고 있어 해당 계열사에서 예년과 비슷한 금액을 수령했다면 총 2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의 연봉은 주요 유통 기업 총수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 회장이 재계 최고 연봉을 받게 된 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경영 전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2019년 12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서 물러났으나 지난해 3월 등기임원으로 복귀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수령한 연봉은 전년보다 2배 늘어난 12억 5000만원이다.

그런데 정작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한마디로 실속없이 비용이 늘었다는 의미다. 비용 안에는 임원 연봉도 포함된다. 롯데칠성음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13.5% 증가한 3조 2247억원으로 집계돼 첫 3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5% 감소한 210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신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계열사들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인수합병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오던 기존 사업방식에 큰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이후 실적 부진이 계속돼 지난해 직원수가 1만 명까지 추락했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중국 내 생산공장의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하는 등 해외법인을 정리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TITAN)의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코리아세븐의 사업부 중 PSNET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ATM(현금지급기) 사업 분야를 직접 운영하는 부분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이전부터 이어왔다. PSNET은 세븐일레븐 내 현금지급기를 운영하고 있다. 주류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도 구조조정 단골손님이다. 외형에 비해 영업이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그룹측 관계자는 기존 사업 방식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며 구조조정이나 매각설에 대해선 확대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2021년 218억원, 2022년 221억원으로 지난 2년 연속 재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99억 3600만원을 받았다. 이 회장이 100억 가량의 보수를 받는 동안에도 CJ그룹의 실적은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CJ그룹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3% 소폭 증가한 20조 67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8282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매출 14조 2906억원, 영업이익 5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36.5% 줄었다. 특히 2022년엔 CJ ENM 등 주요 계열사의 적자로 구조조정까지 벌이면서 4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겨 내부에선 불만에 찬 목소리가 거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08억 2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36억 100만원, 한화시스템에서 36억 100만원을 받았다. 전년과 비교해 18억 가량 늘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47억 4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43억 4900만원)과 비교하면 8.99% 증가한 수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36억 9900만 원을 받아 전년 36억 1500만 원 대비 연봉이 소폭 올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신규 특허권 취득, 계열사간 신규 사업연계 다각화 등 사업영역 확장, ESG 경영,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노력 등 회사의 경영전략 수리 및 사회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한 점과 임원보수지급규정을 따라 이 같은 금액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년(17억 8800만 원)보다 7.4% 오른 19억 2100만원을 받았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BGF와 계열사 BGF리테일에서 총 32억 1200만 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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