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지휘봉 잡은 후 꾸준히 외형 키워
지속된 영업적자에도 신약개발 위한 투자 이어와
작년 분기 흑전 성공… 올해 연간 흑전 가능할 듯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연구개발 담당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키며 R&D비용 외부 조달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한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이 올해 흑자전환을 노린다. 윤 부회장은 그간 영업적자에도 신약개발 투자를 대폭 늘리며 R&D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 22일 일동제약은 정기주주총회를 갖고 윤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윤 부회장은 주주총회 자리에서 “올해는 주력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외형은 물론, 수익성 증대에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올해 일동제약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

◆윤 부회장, 연매출 6000억원대 회사로 성장시켜

1967년생인 윤웅섭 부회장은 고 윤용구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를 취득했다. KPMG 인터내셔널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2005년 일동제약에 상무로 합류했다. 기획조정 담당 상무이사 등을 거친 후 2014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 부회장은 일동제약 지휘봉을 잡은 후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연결기준 일동제약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6년 2013억원에서 이듬해인 2017년 4606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2018년 매출액은 5039억원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에는 637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연 매출이 6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600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외형 성장은 전문의약품의 안정적인 판매에 아로나민을 비롯한 일반의약품의 매출 성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 5분의 1 연구개발에 쏟아부어

2019년 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은 “미래가치 투자에 매진해 기업가치를 높여나갈 방침”이라며 신약개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당시 업계는 윤 부회장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신약개발 중심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결단으로 분석했다. 수익성 개선 필요성도 윤 부회장이 경영전략에 변화를 준 요인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2016년 7.3%를 보인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5%대로 하락했다.

윤 부회장은 즉시 실행에 옮겼다. 10% 수준을 유지하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14.0%, 2021년 19.3%, 2022년 19.7%로 20% 육박했다. 전체 매출의 5분의 1 가까이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2020년 영업이익률은 1.1%를 기록했고, 2021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막대한 연구개발비 지출이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동제약은 그간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면서 R&D 역량을 강화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을 9개로 늘렸고, 이 가운데 4개 프로젝트는 임상 1상에 진입했다. 2019년 주요 파이프라인 수는 7개였다. 이 가운데 6개가 전임상, 1개는 발굴 단계였다.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 설립… 연구개발 비용 부담 덜어 

윤 부회장은 지난해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했다. 일동제약이 모회사로 유노비아 지분 100%를 갖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일동제약은 그간 진행된 모든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유노비아에 승계했다. 

유노비아 설립으로 실적 개선과 연구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전문 자회사에 연구개발을 전담시키면 외부 자금 유치 등이 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전담회사를 설립하면 유망 개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가 가능하다. R&D 비용 부담을 덜어낸 모회사는 영업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노비아 분할로 비용도 효율화했다. 지난해 4분기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3개 분기 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수익성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정비, 유노비아 분할에 따른 연구개발비 감소 등으로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유노비아 설립과 관련해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역량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조직개편을 마친 윤 부회장이 올해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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