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신약개발은 시간싸움… 지속적으로 이익 내는 것이 중요”
법원 한미약품그룹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통합 측 명분 얻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오른쪽)이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이재형 기자]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오른쪽)이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이재형 기자]

“신약 개발을 위해선 최소 매출 1조원이 나와야 1000~2000억원 정도를 벌어서 연구개발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결정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회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함께 깜짝 등장했다. 기자회견 전까지 이 회장의 참석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추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며 임주현 실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지금은 한미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 입장이 애매하다. 두 달 동안 상상 못 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임주현 실장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사업방향이 일치됐다.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해선 시간과 노력, 자금이 필요하다. 한미에서 진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를 적기에 지원하면 글로벌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CI는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서 대대적인 사업으로 키워나가는 DNA가 있다”며 신약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광약품 인수로 이미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는데, 한미약품과 통합을 결정한 배경으로 ‘신약개발’을 들었다. 

이 회장은 “부광을 운영해보니 신약개발은 시간싸움이다. 한미는 연구개발에 많은 금액을 투입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곳이다. 한미는 현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신약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이 15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는 곳으로는 안되더라. 매출 1조 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OCI그룹은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하면서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 대표를 맡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부광약품 매출액은 1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줄었다. 영업손실은 늘었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경영진들과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연구개발에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면서 이 정도 실적을 내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어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OCI의 투자로 주주가치 훼손이 심하다는 부분과 관련해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고자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고 답했다.

한미약품 그룹과 통합으로 OCI에서 경영권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부분과 관련해선 “작은 아버님 두 분 지분이 두 배가 더 많다. 두 분이 저를 믿고 기회를 주셔서 제가 일을 하고 있다. 많은 지지를 해주시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26일 법원은 한미약품그룹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과 관련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임종윤 사장 측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통합을 추진 중인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실장은 통합 명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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