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임종윤·종훈 형제 새로운 이사회 구성해 회사 빠르게 안정시키길”
한미그룹 “두 사람,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 초래… 해임 결정”

한미약품 본사 [사진 = 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사진 = 한미약품]

한미그룹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을 지지하면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업계에선 신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형제 측에 상황이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의 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형제 측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인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회사 경영에 대한 적시 투자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과 주주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최근에는 일부 대주주들이 다른 대주주들 혹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들에게 회사 주요 경영과 관련한 일체의 사안을 알리지 않고, 개인적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 및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행했다”고 말했다.

또 “선대 회장님의 뜻에 따라 설립된 재단들이 일부 대주주들에 의해 개인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신 회장은 “현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경영해 온 기간에 회사의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그 결과 주가도 상당한 하락을 경험했다”며 “한미약품그룹 비즈니스와 연관성이 낮은 기업과의 경영권 거래는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라기보다 해당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회장이 형제 측 지지의사를 밝힌 직후 임 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임 실장은 입장문에서 “선대 회장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미그룹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함께 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대 회장님의 작고 이후, 그리고 최근 OCI와의 계약 과정에서 서운함을 드렸다면 대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리린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통합과 관련한 거래 과정에서 거래 정보를 미리 알려드리는 것은 회사는 물론 신 회장에게도 누를 끼치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서운함을 뒤로 하시고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저희를 응원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와 통합을 추진 중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각각 11.66%, 10.20%를 갖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9.91%, 임종훈 사장은 10.56%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2.15%를 들고 있다. 형제 측 지분이 20.47%, 모녀 측이 21.86%로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키맨’인 신 회장의 입장에 업계 관심이 높았다. 12.15%를 보유한 신 회장과 형제 측 지분을 합치면 32%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모녀 측이 우세하다고 봤다. 신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형제 측에 유리하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7.66%의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입장을 정하지 않았으나,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국민연금은 그간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선 의결권 행사를 자제해 왔다. 

경영권 분쟁으로 사태는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한미그룹은 이날 오후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며 해임한다고 밝혔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두 사장과 한미의 미래를 위한 행보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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