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 초중고 인터넷 일 479.6분 이용
디지털 기기 과사용은 수면장애, 활동량 감소로 비만에도 영향

실제 국내 비만 학생의 비율은 19%, 과체중은 12%로 최고치 기록
전문가 "사용 시간, 이용 콘텐츠가 식습관에 영향…관리 필요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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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늘었다. 수면시간만큼 스마트폰을 쓰는 상황에서 활동량 감소에 따른 비만 등 건강 문제도 악화하고 있어 대비가 절실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일 청소년 27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초등학생(4∼6학년)과 중학생, 고등학생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모바일 기기와 PC를 합해 하루 평균 479.6분(약 8시간)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하루 평균 267.2분(약 4시간 반)이었는데 2년 사이에 약 1.8배 늘어난 것이다. 

세부적으로 이 기간 고등학생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약 5시간 40분에서 2022년 약 10시간으로, 중학생의 경우 5시간에서 7시간 40분으로, 초등학생의 경우 2시간 40분에서 5시간 40분으로 증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청소년들은 매일 4~5시간 동영상을 보고 수시로 메신저를 이용하며 교과서나 참고서 대신 인터넷 강의, 사전보다 네이버를 검색한다. 가족과 함께 있거나 밥을 먹을 때도, 이동 중에도, 잠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본다"며 "청소년의 일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다. 그냥 스마트폰이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기기 과사용으로 인한 수면장애, 외부 활동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청소년 이상 체중(비만+과체중) 비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시력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악화했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 학생 가운데 비만 학생의 비율은 19%로 2019년(15.1%) 대비 3.9% 늘었다. 같은 기간 과체중 학생 비율도 10.7%에서 11.8%로 1.1% 증가했다.

안경을 쓰거나 시력이 0.7 이하인 학생도 지난해 58.02%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4.8% 늘었다. 2016년 이후 완만히 줄어들던 시력 이상 비율이 거꾸로 증가했다.

‘2022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 [한국언론진흥재단]
‘2022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등 인터넷 사용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이용 시간을 줄이려 노력하거나 최소한 콘텐츠만이라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한다.

실제 오하나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 12~18세 청소년 5만3133명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2시간 미만 사용 청소년보다 라면, 패스트푸드, 과자나 탄산음료를 더 많이 먹고 과일과 채소는 덜 먹는 등 안 좋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 스마트폰을 학습과 정보검색 위주로 사용한 청소년이 게임, SNS 등을 주로 사용한 청소년보다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비만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비만으로 성조숙증, 조기 성인병 등의 문제가 나타날 위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철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1개국에서 진행된 연구를 보면 비만 환자는 '체중 관리가 오직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의료진에게 체중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라며 "하지만, 비만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조절되기 어렵고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들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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