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 공포가 다가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7~8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예측됐다. 작년 여름은 54일간 역대 최장 장마를 기록해 체감 더위가 심하지 않았지만 올해도 동일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우리에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라는 복병이 추가됐다. 무더위에 마스크까지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입 속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건강의료전문미디어 매경헬스가 마스크 너머 구강 건강 체크 포인트를 짚어봤다.

마스크 쓰면 충치 확률이 더 크다?

마스크 너머 습하고 텁텁한 입. 내 치아는 과연 무사할지 불안해진다. 이는 현실로 다가왔다. 마스크 착용으로 비강호흡보다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서 치아 건강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치과 전문의들은 구강호흡은 타액을 빠르게 건조시키면서 유해한 박테리아와 산이 남아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뉴질랜드 오타고 치과대학 연구팀 발표에 의하면 구강 호흡시 구강 내 평균 산도(pH)가 3.6pH까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치아 부식이 일어나는 5.5pH보다 낮은 수치로 충치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다.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는 장소에서 틈틈이 물을 마셔 구강이 건조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다만 차나 커피는 오히려 구강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탕 등 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달달한 디저트를 섭취한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이나 수분 섭취로 입 안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자.
 

나도 구취유발자?…입냄새 근원지는 ‘혀’

보통 입냄새(구취)는 스스로 느끼기보다는 타인에 의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자신도 '구취유발자'라는 뜻밖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 이들이 많다.

코와 입을 덮고 있는 마스크는 입냄새가 발생하기 최적의 조건이다. 마스크를 끼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구취의 원인인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 혐기성 세균이 증가하게 된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입으로 호흡하게 되어 입안은 더욱 건조해지고, 내뱉은 공기는 마스크 내에 고여 온도와 습도를 높여 혐기성 조건을 가중시킨다.

이연희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 위생을 청결히 하는 것이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된 조건에서 혐기성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구취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핵심"이라며 "호흡 시 입안의 냄새가 마스크에 스미거나 구강 세균이 마스크 안쪽 면에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1일 1마스크를 적극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냄새는 혀에서 나온다. 입냄새가 날 때 혀를 보면 혓바닥 안쪽에 희거나 누런 설태가 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음식 찌꺼기를 매개로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한 것으로 악취를 발생시킨다. 흡연자나 구강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혀에 세균과 음식 찌꺼기, 죽은 세포들이 더욱 잘 축적된다. 

입냄새를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혀로 손목을 핥고 건조시킨 뒤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입냄새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세 가지 휘발성 황화합물(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디메틸황화물) 수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볼 수 있다.

입냄새를 줄이는 가장 당연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구강 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매 식사 후 양치질과 함께 부드럽게 혀 닦기를 병행하면 설태를 제거하고 냄새를 감소시킬 수 있다. 만성적인 구취를 앓고 있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하자.

마스크로 발생하는 안면노화

입가의 주름은 동안과 노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무더위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내리쬐는 햇볕을 받고 있으면, 피부 손상과 주름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다.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오래 쓰면 안면 노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최근 일본안면학회(J-Face)는 꽃가루 알레르기 등으로 평소 마스크를 자주 사용한 20~50대 약 200명을 3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입가 주름의 표본 차와, 피부염의 발생빈도, 표피의 손상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결과가 '마스크 착용에 따른 마찰'과 '온도와 습도의 변화', '마스크 사용에 따른 안면 근육 사용 빈도의 저하'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했다.

입가의 주름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주로 진피 속의 탄력섬유·결합직섬유·근육섬유의 퇴화·위축 등에 의해 발생한다. 진피는 표피의 바로 밑에 위치하는 부분으로 혈관, 림프관, 신경, 모낭, 땀샘, 피지선 등이 분포되어 있고,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서 촉감, 통증, 온도에 반응한다. 온도변화와 습도의 증가는 주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땀이 날 경우 피부의 자극이 되어 표피가 손상될 수 있고,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스크를 벗으면 입가에 모였던 수분이 급격히 손실되어 피부 장벽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J-Face 측은 발표 자료에서 마스크로 인한 안면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입가 근육을 사용하는 스트레칭을 진행하고, 피부 보습과 클렌징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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