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승인했다. 앞서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 사이에서 아두카누맙의 효과가 엇갈려 승인이 권고되지 않았으나, 미국 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소망을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번 승인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치료제 승인으로는 처음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7일 (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일본의 제약사 에자이(Eisai)와 함께 개발한 알치하이머((Alzheimer’s Disease)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 / 성분명 : 아두카누맙· Aducanumab / 이하 아두카누맙)의 조건부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그(amyloid beta plaques)를 감소시키는 기전의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다.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는 뇌에 존재하는 평범한 단백질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이 뭉쳐 신경세포(뉴런) 표면에 플라크(plaque)로 붙게 된다. 이런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침적이 장기간 지속되면 알츠하이머 치매가 생긴다는 것이 아두카누맙 기전의 가설이다. 

바이오젠 측은 아두카누맙이 임상에서 59 ~ 71%의 플라그를 감소시켰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은 지난 1992년 존하디와 제럴드 히긴스에 의해 Science지에 처음 제시되면서 시작되었으나 이후 수많은 임상은 실패한 뒤 30년만에 가설이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두카누맙은 바이오젠이 지난 2007년 스위스 제약사 뉴리뮨으로부터 물질을 넘겨받으며 개발이 본격화됐다. 그리고 지난 2017년에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임상 비용의 15 ~ 45%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공동개발에 참가했다. 

이후 바이오젠은 에자이와 함께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와 3상에서 2건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했지만,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중간 평가가 나와 작년 2019년 3월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바이오젠은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일부에 이 약의 용량을 높여 투여한 결과 상당한 임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고, FDA는 이 약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발표에서 사고 능력 저하가 대조군보다 23% 덜했고, 이보다는 약하지만 기억, 언어, 지남력(orientation) 등 다른 인지기능 평가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당시 바이오젠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의 의견은 엇갈렸다. 2020년 11월 바이오젠이 신약의 효과에 관한 하나의 연구만 제출한 상태에서 여러 물음에 반대투표를 하는 등 혹독한 평가를 하는 동시에 FDA의 품목 허가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상반된 의견에도 불구하고 FDA는 최종적으로 아두카누맙의 승인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보호자들의 현실적인 소망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됐으리란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승인 지속(Continued Approval) 여부는 이후 효능 추가 입증을 위한 확인 임상(Confirmatory Trial) 결과에 달려 있다는 점도 동시에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기업 임상 연구기관 관계자는 매경헬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으로 따지자면 4차 임상으로 불리는 시판후조사(Post Market Surveillance) 등을 통해 아두카누맙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조건을 부과했다는 것"이라며 "후속 연구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두카누맙 승인 소식은 중추신경계 치료제(CNS) 개발 및 진단 의료기기 사업 전반에 활기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CNS 치료제 개발 기업은 IGF1R이라는 BBB 셔틀을 개발해 CNS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이비엘바이오가 있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제품 알자뷰를 보유한 퓨쳐켐이 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