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치매 치료는 증상 진행을 늦추는 것
치매 발생 원인에 따라 치료 가능하기도 해

2020년 9월 기준 국내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이 치매와 싸우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처음으로 전체인구 중 15.5% 넘어서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전체 인구 5,178만명 중 775만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것이다. 2025년에는 전체인구의 20%에 이르는 초고령화사회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치매환자 증가도 국가와 개인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았다.

노화를 피해갈 수 없듯이 그 누구도 치매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내 가족이, 내가 겪을지도 모르는‘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매경헬스에서 하나씩 풀어본다.

(편집자주)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매우 다양하고 이에 따라 치매의 종류도 나뉜다. 치료방법도 치매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직까지 치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가장 최선의 치매 치료법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흔히 ‘치매 치료제’라고 부르는 약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복용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치매 치료의 목적 "증상 완화와 진행 속도 늦추기"

전체 치매환자의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환자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사용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주요증상인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로 알츠하이머병 치매 증상에 사용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성분은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트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 메만틴(memantine) 총 4가지다.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글루탐산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 ‘NMDA수용체 길항제’로 분류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에 속하는 도네페질은 대표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성분으로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리바스트그민, 갈란타민 역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에 속한다. 윤영철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 혹은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증상호전에 효과가 있어 적절한 시점에 복용하면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복용하해야 더 효과적이다”며 “하지만 너무 늦은 시기에 복용하면 적절한 시기에 복용할 때 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만틴은 ‘NMDA 수용체 길항제’에 속한다. 이는 신경세포가 안정시에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는 것을 억제하고 필요 시에 신경세포에 정보를 전달하게 한다. 이를 통해 신호잡음을 줄여 효과적인 신경세포간에 정보전달이 되도록 돕는다. 또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신경세포에 과도하게 작용하는 것을 억제하고, 세포 내 칼슘유입으로 인한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위 4가지 모두 알츠하이머병 증상 개선과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또는 유사 증상을 가진 치매로 진단을 받았을 때 사용 가능하며, 치매 예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아니다.

‘완치’가 목적이 아닌 질병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하다 보니 일부 치매환자 보호자는 약물을 복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윤 교수는 “약 복용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키고 병의 진행을 늦춤으로 환자는 주변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족과 사회에는 간병과 중환자 진료 또는 요양원 입소를 늦출 수 있어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치료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 병의 경과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매 증상 진행을 늦추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약제가 개발되기까지 이를 치료전략으로 최대한 활용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으로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 치매치료제 복용 중인 어르신은 월 최대 3만원, 연 36만원까지 약제비와 진료비를 실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치료 가능한 치매도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달리 발생 원인이 명확하고, 원인질병 해결이 가능한 종류의 치매는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정상압수두증, 만성경막하혈종, 양성뇌종양, 약물 혹은 알코올에 의한 치매 등이 있다.

정상압수두증은 뇌척수액의 양이 늘어나 뇌 속의 ‘뇌실’이라는 공간이 커져 뇌를 압박하는 질병이다. 발걸음이 약간 끌리거나 넘어질 수 있고, 발이 무거워지는 보행 장애, 요실금, 기억상실, 기분 저하 등 가벼운 치매 증상이 단계적으로 발생한다.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최낙원 원장은 “정상압수두증은 과잉 뇌척수액을 몸의 다른 부위로 흡수하게 하는 수술 시행으로 뇌실이 정상적 크기를 회복, 치매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치매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치매는 과도한 음주로 인해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기억장애, 폭력적 성격변화 등이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매 증상과는 조금 다르다. 알코올 과다 섭취라는 분명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라면 술을 끊는것 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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