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이례적으로 허용된 전화진료. 국내 한 대형병원에서 전화 진료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환자와 의료진 모두 전화 진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뚜렷한 시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박형열 교수팀은 병원 전화 진료에 참여했던 환자와 의료진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첫 전화 진료 만족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은평성모병원이 시행했던 전화 진료 참여 환자와 의료진으로, 총 환자 906명과 의료진 15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결과 전화 진료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86%였으나 의료진 만족도는 49.7%에 머물렀다. 환자들은 편의성, 상호 소통, 신뢰도, 재이용 의사 항목 모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의료진은 모든 항목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의료진 대부분은 전화 진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의료진 대상 추가 조사에서 의료진의 98%는 전화 진료의 목적과 장단점에 대해 알고 있었다. 85.8%가 코로나19 같은 비상 상황에서 전화 진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면 진료에 비해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이 어려웠다’, ‘환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등 전화 진료의 안전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 진료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의료진은 환자의 편의성과 감염 예방을 장점으로 꼽았고, 불완전한 환자 상태 파악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전화 진료 등 원격 진료가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는 의료진의 48%가 ‘상처 소독이 필요한 수술 후 관리’, 32%가 ‘대면 진찰이 필요한 유증상 환자’를 꼽았다.

의료진은 원격 진료 활성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영상 대면 진료’, ‘원격 진료 플랫폼 개발’, ‘의료 분쟁 예방을 위한 음성녹음 기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은 편의성과 감염 예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반면, 의료진이 경우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낮은 만족도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의 원격 진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원격 진료의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원격 진료에 관한 SCI(E) 국제학술지 Telemedicine and e-HEALTH 온라인판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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