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의약품 감소 등으로 매출 감소 전망
심포지엄 등 영업마케팅 행사 취소·순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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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증원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 사태가 길어지면서 제약업계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과거와 같은 활발한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면서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는 이번 사태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환자 수 크게 줄지 않아… 현장 의료진, 번아웃 직전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다수 의료진이 이탈한 가운데 필수 의료진이 현장에서 환자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환자 수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에 있는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환자와 수술환자 수가 평소보다 줄긴 했으나 크게 줄지는 않았다. 현장에 남아 있는 교수님들이 당직을 계속 돌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게 보인다. 번아웃 직전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제약사 영업사원분들이 병원에 오고 계시는 것 같다. 다만 외래와 수술 등 근무 스케줄 감당도 어려운 상황으로, 제약사분들이 이전처럼 교수님들을 자주 만나지 못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B 대학병원 관계자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 수가 많이 줄지는 않았다. 다른 병원들도 환자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환자가 약간 감소했는데, 그 이후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교수님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이나, 이전처럼 자주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업계 “현 상황에서 영업활동 문제 언급 조심스러워”

업계에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처방률 감소와 임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빅5를 제외한 의료기관에서 대략 20~30% 입원 환자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급종합병원 위주의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 고가의 항암제 등 처방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동네 병원는 의사들이 아직 있어서 처방에 문제가 없으나, 종합병원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환자 감소로 처방약이 줄어 처방의약품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술 건수와 입원 감소 등 영향으로 마취제, 진통제, 수액 등 공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의 주요 영업활동 중 하나인 심포지엄과 세미나 개최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올 초 준비했던 심포지엄을 모두 미뤘다”며 “제약사 대부분이 학회 등을 취소하거나 순연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도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종합병원에서 이뤄지는데 이번 사태로 임상시험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활동 문제를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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