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윤희종 홍보팀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에서는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서술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가 저술한 경제학 원론서 맨큐의 경제학 420페이지에는 “정부가 독점금지법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여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라고도 적혀있다. 

공정거래법은 기업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한 규칙이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당연히 엄한 규칙이 있어야 하고 그 규칙을 지키지 않은 선수는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규칙이 경기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의 기량 발휘에 방해가 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만큼 특정기업의 독점을 규제한다는 것은 일방에 치우쳐서 해결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문제임에 틀림 없다.

최근 골프장 업계에서는 카카오vx 골프예약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로 논란이 일고 있다. 골프장 예약시장에 카카오가 진입하기 전에는 스마트스코어, X골프, 티스캐너 등이 참여하는 자유경쟁시장 구도가 형성되어 있었다. 

카카오vx는 골프예약 플랫폼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무기 삼아 골프장으로부터 수수료 없이 예약 대행을 해주는 형태로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것도 모자라 카카오 골프예약 플랫폼은 단기간 내에 타 예약플랫폼들의 전체 합산 예약수보다 상회하면서 시장의 압도적인 지배자로 등극했다. 

진입 당시 일부 골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업 초기에만 수수료를 안 받고 카카오가 예약점유율이 올라가면 수수료를 받는거 아니냐는 의문점 제시하였지만 당시 카카오 측에서는 부킹 점유율을 높인 후 이용고객들에게 일정금액을 받는 형태로 진행 할 것이라고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점유율 1위에 올라선 이후 작년부터 제휴 골프장에 수수료를 요구하고 수수료 제휴를 하지 않으면 해당 골프장 예약 대행을 해지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한 모든 골프장에 동일한 방식의 영업이 아닌 인기 있는 골프장은 타임제공만 요청하고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내장 비중이 높은 골프장이나, 영업마케팅이 필요한 골프장에 대해서는 수수료 지급에 대하여 강하게 어필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이후 코로나 이후 매출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골프장에 수수료 영업을 진행하면서 골프장들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골프장 예약 플랫폼 뿐만 아니라 골프장 ERP 시스템 시장 진입을 위해 예약 플랫폼 시장에 진입할 때와 유사한 공짜 제공 전략을 가지고 ERP시스템을 무상제공하는 등의 초기 태핑(수요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골프장 관련 IT 산업을 통째로 다 장악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의 원조 격인 미국이 기업의 독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면 일단 미국 대법원은 독점기업의 가격이나 경영활동을 직접 규제하는 방법에는 부정적이다. 독점기업의 초과 이윤은 정부가 규제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경쟁자가 시장에 뛰어들어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가장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한' 가격 남용즉, 경쟁회사가 이윤을 남길 수 없어 시장 진입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일시적으로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약탈적 가격 설정은 미국도 예외 없이 엄격하게 규제한다. 경쟁사가 들어올 수 없도록 장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한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반기업적 규제라기보다는 자유시장경제가 건전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시장 내 우월한 지위를 얻기 위해 기업들 간 치킨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은 골프장이 쾌재를 부를 수 있겠지만 치킨 게임이 끝나는 순간 게임에서 승리한 기업은 치킨게임 기간 동안의 손해를 메꾸려 할 것이고 견제할 수 있을 법한 기업들이 모두 사라진 상태라서 고스란히 골프장이 모든 것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인위적 독점시장 만들기 전략으로 자본력이 거대한 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골프장 관계자들도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사용해서 유명해진 격언 ‘공짜 점심은 없다’와 러시아의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라는 속담을 가슴 속에 잘 새기면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잠깐의 이익에 매몰되어 돌이킬 수 없는 장기적인 손해를 감당해야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부 또한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위협하고 자유경쟁 자체를 차단하는 반시장적 독점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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