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마취통증전문의 원장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마취통증전문의 원장

겨울철에 독감보다 더 주의해야 할 질병이 대상포진이다. 으스으슬 춥고 몸살인 줄 알았는데, 아침에 갑자기 몸 한쪽으로 수포가 생겼다면,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높아 절대 방치하면 안된다.

겨울철에 대상포진이 잘 발생하는 것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면역력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나타난 수두바이러스가 어른이 되도록 신체에 숨었다가,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약해지면 어느새 활동을 재개한다.

신체가 약해질 때 발병하는 특성상 주로 50대 이상 환자가 많지만, 최근에는 30대 초반이라도 직장에서 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증가해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또한 연말에는 직장인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잦아 젊을수록 과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추운 날씨와 더불어 음주와 흡연으로 건강을 해치면 대상포진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올해는 코로나19 종료 이후 처음 맞는 연말 분위기에 그 건강 관리가 훨씬 우려된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옆구리가 아팠고, 하루 이틀 지나자 수포가 띠 모양처럼 번졌다”고 호소한다. 난생 처음 겪는 따갑고 쓰라린 증상은 감기몸살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대상포진의 특징이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몸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온몸이 피곤하고 열이 나면서 곳곳에 통증이 생기는데, 아직 수포가 보이지 않으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심한 통증이 찾아오고 3일 정도 지나서 피부 발진이 일어난다.

대상포진을 구분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발열과 몸살 기운 ▲몸의 한쪽이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고 감전된 듯한 고통 ▲띠 모양의 물집이 수포, 고름, 딱지 순서로 진행되고 심한 통증 ▲물집은 없지만 근육통, 가렵고 따가운 증상 등이다.

발진이 나타나는 부위는 가슴, 목, 등과 허리, 골반과 엉덩이, 얼굴 위와 아래 등이다. 이런 피부 병변이 좌우 한쪽에만 발생하고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상포진 환자가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피부가 아니라 신경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이 발병하기 전까지 그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을 연결하는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 이 신경절을 치료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또, 무엇보다 빠른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자칫 신경이 손상된 다음에는 병이 나았어도 심한 신경통이 재발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피부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환자는 옷을 입는 것마저 고통스럽다.

따라서 마취통증의학과의 대상포진 치료는 신경절에 대한 신경차단치료와 더 나아가 신경절에 고주파로 열을 쬐어서 손상이 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이 고주파열응고술은 주변 조직의 손상과 부작용이 거의 없어 안전성이 매우 높다.

한편, 최근에 나온 대상포진 예방주사는 97.2%의 임상적 효과를 홍보한다. 통증의 왕이라 불리는 대상포진이지만 미리 예방이 가능하니, 특히 5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당부한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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