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혈관질환 위험 높아… 뇌동맥류도 파열 가능성 증가
'뇌동맥류=초응급질환' 치명률도 높아… 파열 전엔 증상 없어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나타나면 의심… 응급실 찾아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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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는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불룩해진 상태인데,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올라 터지는 순간 뇌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차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 팽창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커진다. 

◆ 가족력·만성 두통 있는 40대 이상은 증상 주의

뇌동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관 벽을 약하게 하는 요인은 있다. 흡연과 고혈압, 과음 등이다. 또 뇌동맥류 환자의 절반은 중년 여성이다.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폐경 이후 감소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머리 부상이나 혈액 감염 후 뇌동맥류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크기가 상당히 커지거나 파열될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뇌동맥류가 커지면서 주변 뇌신경을 누를 경우에는 한쪽 눈을 뜰 수 없는 안검하수나 복시, 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돼 다량의 뇌출혈이 발생하면 뇌압 상승으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이른다.

장동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에서 만성 두통이 지속되거나 머리가 깨질 듯한 극심한 두통이 있을 때는 뇌동맥류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해당한다면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파열 전 치료하면 90% 이상은 일상 문제 없어 

뇌동맥류 환자는 혈관이 터진 파열성 환자와 그렇지 않은 비파열성 환자로 나뉜다. 지난해 입원환자를 기준으로 파열성 환자가 약 17%, 비파열성 환자 약 83%를 차지했다. 파열 시 출혈량이 너무 많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장 교수는 "첫 뇌출혈 발생 시 사망률이 30%라면 재출혈 이후 사망률은 80% 이상까지 올라간다"며 "파열된 뇌동맥류의 경우 재출혈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동맥류의 진단은 뇌 컴퓨터단층혈관촬영(CTA), 뇌 자기공명영상혈관촬영(MRA), 뇌혈관 조영술로 한다. 동맥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뇌출혈의 위험이 매우 낮다면 정기적인 영상추적을 하며 관찰하지만 주로 수술로 치료한다. 비파열 뇌동맥류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고혈압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금연하며 뇌동맥류의 파열 가능성을 지켜본다.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는 영상 검사로 경과를 계속 추적한다. 최초 1년 후 추적 관찰하고 이후 2~5년마다 정기적인 관찰을 권한다.

장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시 환자의 약 절반 정도가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겪을 만큼 예후가 나쁘다"면서 "하지만 파열되기 전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에도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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