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20일 복지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사회적 물의 일으켜 죄송"…제약업계에 불똥 튈까
정부 "예산 지원 받은 제약사 점검 예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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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을 시작으로 한 코로나19 ‘주가조작 의혹’이 제약업계 전반으로 번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지 3년째. 그동안 국내 제약사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혈안이 돼 있었다.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거나 임상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해당 기업의 주가는 요동쳤다. 수십 개의 기업이 개발에 나섰지만, 셀트리온(치료제)과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만 개발에 성공했다.   

지금도 개발을 이어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포기한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임상에 참여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주가조작 의혹으로 증인에 섰다.

일양약품은 지난 2020년 자사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발표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70% 소멸시킨다는 자료 등을 냈다. 이후 2만원을 웃돌던 일양약품의 주가는 10만원을 넘었다. 이 시기 일양약품 오너 일가 4명이 8만2000주를 매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임상 실패 후에는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나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캡쳐]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캡쳐]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대표는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당시 발표는 연구 초기 단계고 자본이 없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빠른 시간에 기술을 수출해 파트너를 찾기 위한 홍보 수단이었다"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금융 범죄수사대는 일양약품이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제의 효과를 왜곡 발표해 주가를 띄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일양약품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 배경은 당사의 주식거래로 인해 손실을 입은 일부 주주들이 2021년 5월 고소장을 접수해 1년여간 수사가 진행 중인 건“이라며 ”일양약품은 고려대학교 연구 결과를 다르게 보도한 사실이 없음을 수사 기관을 통해 소명했고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본 건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없음을 해명했다“고 밝혔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것은 일양약품뿐 아니다. 그동안 경쟁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기업들도 의혹을 받고 있다. 

신풍제약 역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국산 16호 신약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신풍제약의 시가 총액은 한때 10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6000원대였던 주가는 2020년 20만원 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임상 2상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주가는 떨어졌다. 코로나19 테마주로 주목 받은 시기에는 오너 일가는 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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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주가 관련 의혹들이 이어지자 제약업계는 자사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 역시 예산을 지원 받아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사들에 대해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기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당 의원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백신주권 국가로서 백신 허브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지속돼야 한다”면서도 “여러 가지 시장 혼란이나 사업을 핑계로 발생한 횡령 등 문제점도 많아 백신 치료제 개발 지원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 임상을 승인한 곳은 대웅제약, 동화약품, 녹십자웰빙, 신풍제약, 현대바이오사이언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진원생명과학, 유바이오로직스, 큐라티스, 제넨셀, 샤페론, 셀리드, 아이진, 에스티팜, 이뮨메드, 아미코젠파마, 비엘, 에이피알지 등이다.  

앞서 백신‧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기업은 종근당, GC녹십자, HK이노엔, 대원제약,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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