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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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우울증 환자수는 93만3,481명으로 5년 전(2017년 69만1,164명)보다 37% 증가했다. 연평균 7.8%씩 늘어난 셈이다. 올해는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이 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 불리지만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유전적 변이, 염증을 비롯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과활성화 등 뇌의 변화도 심각한 우울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며 스스로의 의지로 치료하기가 쉽지 않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반복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보게 된다”며 “전문가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관련 제재다. 우울증 환자는 전반적으로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데 이를 유지해 증상을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항우울제 ‘프로작’도 이런 약 중 하나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등이 해당한다.

항우울제는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는 늘리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왔다. 세로토닌 관련 효소나 수용체의 기능만 조절하는 표적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처방량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통증 감소, 식욕 억제, 성욕 저하 등 효과가 다양해 정신건강의학과뿐 아니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등에서도 두루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우울증을 전부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수치가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대학 연구팀의 논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분자 정신의학'에 실리기도 했다. 체내 세로토닌 수치상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울증 치료에 항우울제 복용을 자율적으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항우울제는 환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적절히 쓰며 증상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항우울제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걷기나 수영 등 가벼운 운동과 충분히 햇볕을 쬐는 등 우울감 개선을 위한 생활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음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고 계란·콩 등의 단백질과 등 푸른 생선·견과류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처럼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우울감이 심할 때는 정신의학과 방문을 주저해선 안 된다.

이 교수는 “우울증 환자가 백만 명을 바라보는 오늘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 없는 성숙한 사회적 시선이 필요하다”며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감기일 때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는 것처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마음의 감기'를 치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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