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젊은 사람들도 ‘치매가 온 것 같다’ 혹은 ‘치매에 걸릴까 봐 걱정된다’라며 병원을 찾는다. 그중 치매보다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경우에 따라 치매의 위험요인 혹은 전조증상이기 때문에 증상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지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우울증의 증상과 치료법, 그리고 치매와의 구분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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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 10명 중 3명 ‘우울증’

우울증은 의욕 저하, 우울감, 다양한 정신 및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한다고 알려진 흔한 정신건강 문제다.

노년기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다. 치매에 걸린 것처럼 인지 기능 문제도 나타나는데 이 경우 진짜 치매는 아니지만 증상이 같은 ‘가성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신체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은 치매의 전조 증상? 

노년기 우울증을 잘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치매 가능성’ 때문이다. 치매로 이어지는 우울증은 인지 기능의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에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인지 기능 검사나 MRI와 같은 검사를 하기도 한다.

우울증이나 치매에 의해 일상적인 활동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는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없고 귀찮아서 ‘안’하는 것인지,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실수가 생기고 못하는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 

치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법 중 하나는 우울증을 잘 치료하는 것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이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치매 진행이 더 빠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하다?

노년기 우울증은 전체 노인의 약 10~20%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치료를 받는 비율은 매우 낮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본인의 감정 상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신체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년기 우울증은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좋아질 수 있다. 항우울제는 수면제나 안정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해도 안전하다. 따라서 고령 환자에서도 대부분 불편함 없이 복용 가능하다.

한편 앓고 있는 신체 질환이나 복용하는 약물, 최근의 스트레스 사건, 불안정한 환경요인 등도 노년기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원인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개입하는 것 또한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박지은 서울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지은 서울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박지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어 우울증이 발생했다면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고 치매도 체크하길 바란다”며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꾸준히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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