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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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잇(Pop-it)은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눌러 터뜨리며 갖고 놀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뽁뽁이 장난감이다.

올해 상반기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이 제품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학교 앞 문구점에 진열돼 아이들의 수집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유튜브에 '팝잇'이나 '푸시팝'을 검색해도 관련 콘텐츠가 쏟아져나온다.

팝잇은 코로나19 팬데믹 아이들의 불안감 완화나 지능개발, 집중력 향상 효과가 있다며 홍보되고 있다. 심지어 아동 ADHD치료 현장에 쓰인다는 내용의 홍보물도 발견된다.

전문의들은 팝잇의 이같은 효능 여부에 회의적이다. 

박민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팝잇이 아이들의 지능개발이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나 "간혹 개개인의 경험담이나 단편적 보고들이 마치 과학적 검증을 거친 결과인 양 과도한 홍보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팝잇의 불안감 완화 효과 역시 아동의 상황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의견이다. 

그나마 팝잇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소근육 발달이나 감각 통합 촉진 정도다. 팝잇 특유의 화려한 색상과 터지는 소리 때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직 기능 수준이 낮은 유아기 아동의 경우에 한정된다.

◆ 팝잇, ADHD치료 현장에 쓰이긴 어려워

올해 유행한 팝잇 외에도 2017년 유행한 '피젯 스피너', '피젯큐브'와 같은 장난감을 통틀어 피젯토이(Fidget Toy)라고 한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용도다.

그러나 몇몇 업체의 홍보와 달리 이들 피젯토이는 실제 어린이 정신질환 치료에 쓰이진 않는다.

서우경 은평성모 정신건강의학과 놀이치료사는 "팝잇이나 피젯 스피너 같은 장난감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제한적"라며 "해당 장난감에 흥미 있는 아동의 경우 활용할 수 있겠으나 교구로 보기 어려워 치료사가 먼저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 것"라고 답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 쓰이는 교구 중엔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피젯토이와 유사한 원리의 장난감이 존재하나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는 아니다.

ADHD 아동의 집중력 향상 치료에도 피젯토이같은 도구 활용 치료보다는 호흡법, 숫자세기 등 행동 수정 치료가 시행된다는 것이 서 놀이치료사의 설명이다.

어린이 팝잇 열풍에 대해 부모들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일부 부모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아이들 정서 안정에 도움 될 것을 기대하나, 다른 한편에서는 아이들이 팝잇에 지나치게 몰입하면서 할 일을 제 때 하지 못하고 수업 분위기와 집중력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외국의 교육 현장에서는 팝잇 같은 피젯토이를 금하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 놀이 목적이면 몰라도 자녀의 지능개발이나 집중력 향상에 도움 될 거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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