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휴미라 미국 매출 전년 대비 45.3% 감소
업계 “애브비, 휴미라 방어 위해 막대한 지출까지 감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의약품인 휴미라의 미국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대거 출시된 상황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액이 줄면서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선 휴미라 매출 감소는 오리지널사인 애브비가 시장 방어에 총력을 기울인 근거라는 분석과 함께 애브비의 시장 수성이 예상보다 강력해 바이오시밀러의 고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 휴미라 미국 매출 작년 1분기부터 감소세

2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미국 시장 매출액이 급락했다. 이 기간 휴미라의 전 세계 매출은 33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다. 이 가운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미국 시장 매출은 27억 4000만달러로 45.3%가 줄었다. 

매출 감소세는 확연하다.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 매출은 35억 4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2% 축소됐다. 미국 시장 매출은 39.1% 줄었다. 작년 1분기와 2분기 휴미라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1%, 26.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미라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미국 시장 규모만 24조원에 달한다.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2003년 1월 시장에 출시된 이후 코로나19 사태 시기를 제외하고 전 세계 의약품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 삼바에피스·셀트리온 휴미라시밀러 시장 참전

미국에선 지난해 1월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암젠 ‘암제비타(Amjevita)’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Hadlima)’ ▲산도스 ‘하이리모즈(Hyrimoz)’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 ‘유심리(Yusimry)’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Cyltezo)’ ▲비아트리스/후지필름 교와기린 ‘훌리오(Hulio)’ ▲셀트리온 ‘유플라이마(Yuflyma)’ ▲프레제니우스 카비 ‘이다시오(Idacio)’ ▲화이자 ‘아브릴라다(Abrilada)’ 등 총 9종이다.   

지난해 말 미국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휴미라 점유율은 97%를 보였다. 나머지 3%를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나눠 가진 셈이다. 업계는 미국에서 휴미라시밀러 제품이 출시되면 휴미라 처방률이 떨어질 것으로 봤으나, 오리지널 개발사인 애브비의 방어가 예상보다 강력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상호교환성(IC) 허가를 받는 업체가 늘어나는 등 영향으로 올해 애브비의 방어전략이 약화돼 바이오시밀러 침투율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상호교환성 승인을 받으면 오리지널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약사는 상호교환성지위를 얻은 약으로 교체처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와 하드리마의 상호교환성 인증 관련 바이오의약품 변경 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도 유플라이마의 휴미라 간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변경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업계 “PBM 등재 한 곳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노력 중”

지난해 미국 휴미라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 증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나,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휴미라시밀러의 시장 침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하락은 처방량 감소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작년 미국 휴미라 처방실적을 보면 점유율이 90% 후반대다”라며 “미국 매출이 40% 넘게 준 것을 보면 가격을 예상보다 크게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미라 처방실적과 매출을 종합적으로 보면 오리지널사인 애브비가 시장 방어를 위해 막대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휴미라시밀러 시장 침투률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애브비의 방어가 예상보다 강력하다. 상호교환성 획득도 중요하나, 휴미라시밀러를 내놓은 업체들이 처방량을 늘리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PBM에 등재시켜야 한다”고 했다.

PBM은 처방약 관리업무 대행업체를 말한다.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협상을 하고, 처방약 목록(Formulary List)을 관리한다. 미국에서 의약품 처방을 위해선 PBM을 통해 보험등재가 돼 있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 총 66개의 PBM이 있다. 휴미라시밀러를 출시한 업체들은 현재 PBM 등재를 한 곳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