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영하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맹추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옷을 많이 껴입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다면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인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청기는 난청인이 언제 어디서든 매일 착용하는 의료기기이므로, 난청인의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날씨가 너무 추우면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추운 날씨에 보청기를 잘 관리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추운 날씨는 보청기 배터리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배터리가 낮은 온도에서 빨리 방전되기 때문이다"라면서 "심지어 날씨가 심하게 추운 경우에는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외출해야 한다면 여분의 보청기 배터리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배터리는 낮은 온도에 취약해 겨울철에는 이를 따뜻하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보청기 배터리를 가지고 다닐 때는 이를 주머니에 넣어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낮은 온도는 기기 내 결로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결로 현상은 갑작스럽게 주변 온도가 변화해 습기와 물방울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결로 현상은 보청기를 착용한 채 추운 야외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이동할 때 발생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수분에 취약한 전자기기인데, 결로현상이 발생하면 기기에 물방울이 맺혀 쉽게 고장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보청기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기기를 제습통에 보관해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고, 보청기를 야외에서 사용할 때는 기기를 착용하기 전에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겨울철 흔하게 발생하는 정전기 또한 보청기에 치명적일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히터를 트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손이나 머리카락이 건조해지면서 정전기가 발생할 수 있다. 보청기는 작은 자극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자제품이므로, 정전기가 발생하면 보청기 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정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손이 건조하지 않게 핸드크림을 발라주거나 머리카락이 건조하지 않게 헤어 에센스를 발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보청기 기능은 외부 온도나 습도 변화, 혹은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떨어질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추운 겨울철에도 보청기를 잘 사용하려면 평소 기기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주변의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만일 기기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한다면 주저 말고 보청기를 구매한 센터에 문의해 기기 점검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고 예민한 보청기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시일 내에 올바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