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키가 또래 아이보다 작거나 평균이 미치지 못하면 부모의 걱정은 커진다. 성장이 다소 늦은 아이도 있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인한 저신장 또는 성장장애 등 질환일 수 있다. 검사를 통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되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먹는 약이 아닌 체내에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매일 주사를 맞는 방법과 주 1회 주사 두 가지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매일 주사하는 데일리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정호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잠이 들었을 때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 몸의 생리학적 리듬에 맞게 외부에서 주사하는 성장호르몬제도 매일매일 잠들기 전 저녁에 맞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LG화학 유트로핀,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노보노디스크 노디트로핀, 머크 싸이젠, 화이자 지노트로핀 등이 처방되고 있고 유트로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매일 주사를 놓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주사 자체에 대한 두려움, 아이의 피치 못할 스케쥴, 가정 환경 등으로 주사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 주당 1회 이상 투여를 놓치는 경우는 39%, 2회 이상 놓치는 경우는 23%로 조사됐다. 주사를 놓칠 경우 치료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 옵션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만 맞는 주 1회 성장호르몬제다. 매일 맞는 성장호르몬제를 일주일치 양으로 한번에 주사해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국내에는 LG화학의 ‘유트로핀 플러스’가 처방되고 있고, 지난 2월 화이자의 ‘엔젤라’가 허가를 받아 현재 급여 심사 중이다.

1회 주사로 치료 편의성을 높였고 효과도 동일하지만 여전히 데일리 주사제를 선택하는 보호자가 대부분이다. 통증과 사 방법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주 1회 주사제는 데일리 주사제보다 약물의 입자가 커 주사 시 통증도 더 크다고 알려졌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통증으로 인한 아이의 거부감이 커 다시 데일리 주사로 바꿨다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사 방식도 다르다. 데일리 주사제는 펜 타입의 원터치 방식으로 사용법이 간단하고, 주사바늘도 매우 가늘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주 1회 주사제는 바이알에 든 약물을 주사기로 직접 추출해 주사 바늘을 몸에 찔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도 비슷하고 효과도 차이가 없지만 주사에 대한 공포와 통증 때문에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고학년 또는 통증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은 연령이라면 주 1회 주사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서 허가 받은 엔젤라는 펜 타입으로 개발했다. 기존 주 1회 주사제의 단점을 보완해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급여심사 단계로 약가가 어떻게 책정될지 지켜봐야 한다.

이 교수는 “매일 맞는 주사제 7일분과 약값이 비슷하다면 괜찮겠지만, 10배 혹은 그보다 더 비싸다면 결국 보호자는 금액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된 경우가 아닌 단순히 보호자의 욕심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부합하지 않지만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당연히 있다”며 “이런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과 판단 아래 성장호르몬 치료를 선택할 수 있지만, 미용적 치료를 받는 것처럼 무분별하게 선택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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