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AI 신약개발 기업 스탠다임 대표 취임
FDA 1호 허가·국산 신약개발 등 신약개발 앞장 
스탠다임, AI 활용 신약 탐색 전주기 플랫폼 보유 
SK지주, SK케미칼 등 누적 약 800억원 투자 유치 
목표는 “후보물질 발굴과 플랫폼 수출, 25년엔 IPO”

국내 신약개발이 태동할 때쯤인 2000년대 초반, 최초로 미국 FDA 허가를 받은 국내 신약이 탄생했다. 바로 LG화학(구 LG생명과학)의 항균제 팩티브정이다. 국내 5호 신약인 팩티브정은 2002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당시 이를 주도하던 이는 임상개발 팀장을 맡고 있던 추연성 박사다. 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그는 LG화학에 입사해 신약개발에 뛰어들었고, ‘국내 1호 FDA 허가’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팩티브정 개발 후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EMA 승인, 신규 당뇨병치료제, 골관절염치료제, 진통소염제 등 출시를 주도하며 국내 신약개발 초석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LG화학 상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한동안 현장을 떠났던 그가 AI 신약개발 기업 스탠다임 대표로 돌아왔다. 추연성 대표는 LG화학 입사 당시 연구원들에게 느꼈던 열정과 사명감, 그리고 AI 신약개발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스탠다임 대표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스탠다임은 2015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3명(김진한, 윤소정, 송상옥)이 창립한 AI 신약개발 기업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타깃을 발굴하고 후보물질 확보까지 신약 탐색 전주기 신약개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한 플랫폼(스탠다임 애스크, 스탠다임 베스트, 스탠다임 인사이트)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누적 투자 금액은 800억원이 넘는다. 

스탠다임은 AI 신약개발 기업답게 연구에 특히 힘쓰고 있다. SK케미칼, 삼진제약, CJ헬스케어 등과 협력해 AI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연구 중이고, 총 직원 50여명 중 연구인력은 40명이 넘을 정도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도 사무실을 두고 해외 데이터 수집과 파트너 찾기 등 사업 개발 업무도 하고 있다. 

추 대표는 올해가 터닝 포인트가 되는 해라며 후보물질 발굴부터 기술수출까지 목표를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스탠다임 이미지 윌 [사진 = 스탠다임]
스탠다임 이미지 윌 [사진 = 스탠다임]

Q. 대표 취임 한 달, 소감은.

기대감과 부담감 반반이다.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분야에 도전하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좋은 결과를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아무래도 벤처기업이다 보니 계속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Q.스탠다임 대표에 취임한 이유는.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산업은 최근 새로 시작된 분야고 향후 신약개발 방법과 체계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또 27년 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글로벌 신약개발의 꿈을 가지고 귀국했을 때 생각이 났다. 당시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미나 때문에 한국에 입국했었는데, 국내 연구원들의 열정과 사명감 등 좋은 기억이 생각나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Q.AI 신약개발 산업은 언제부터 관심 가졌나.  

2018년 스탠다임 고문을 하면서 알게 됐다. 신약개발에는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AI 기술이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충분히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대에는 신약개발에 대한 자료도 많이 쌓여있고 컴퓨터 기술도 발달했기 때문에 AI 기술이 생각보다 빨리 적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AI 기술이 초기 단계기 때문에 당분간 시행착오와 극복해야 할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Q.현재 스탠다임에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은.

신약 과제 10개(항암제 7개, 항섬유화 3개), 신약재창출 과제 1개 등 총 11개 과제를 진행 중이다. 이전에 50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중 가장 가능성 있는 10개 물질을 발굴했다. 이중 올해 말까지 3~4개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 목표다.

Q.스탠다임만의 강점이 있다면.

신약 타깃 발굴부터 후보물질 도출까지 신약연구 전주기를 커버하는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신약연구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또 AI 기반 플랫폼을 자동화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더 빠르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스탠다임 본사 내부 모습 [사진 = 스탠다임]
스탠다임 본사 내부 모습 [사진 = 스탠다임]

Q. AI 신약개발 트렌드는 무엇인가.

대부분 합성신약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미 나온 자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AI 신약개발은 데이터가 많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주로 합성신약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음 항체, RNA, mRNA로 모달리티가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아직 이쪽 데이터가 많지 않고, AI로 새로운 물질을 찾는 확률이 떨어지니 시작을 못하고 있지만, 자료가 많이 쌓이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Q.AI 신약개발 기업의 어려움이 있다면.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개발과 AI로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이 효과가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AI 신약개발이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이 기술로 찾아낸 물질이 효과가 있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한다. 현재 많은 외부 제약사들과 협력을 통해 우리 기술을 증명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제약사의 인식이다. 전통방식으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연구해왔던 사람들은 AI 신약개발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 AI로 개발된 신약이 없어 그런 인식이 많다. AI 신약이 나온다면 인식은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Q. AI 신약개발이 미래에는 어떤 역할을 할까. 

신약을 개발하는 비용과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로 좋은 후보물질을 발굴하며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양질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자연스레 신약개발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 또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약이라도 환자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하지만 AI로 신약을 개발한다면 환자에 딱 맞는 맞춤형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연성 스탠다임 대표 [사진 = 스탠다임]
추연성 스탠다임 대표 [사진 = 스탠다임]

Q. 제약업계 경험이 얼마나 도움 될까.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플랫폼을 통해 여러 테스트를 해야한다.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고 해도 AI 모델에 접목 시켜주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AI가 제안한 정보를 경험을 통해 구별하고 전문가적인 눈으로 정보를 세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신약 연구개발의 전 분야를 해봤기 때문에 외국 회사가 어떤 약물에 관심이 있고 사업 개발 등 여러 분야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올해 목표는.

3가지다. 후보물질 2~3개 정도를 발굴하고, 신약재창출 물질의 임상 1상 IND를 통과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신약개발 플랫폼을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하는 것이다. 그래야 최종 목표인 IPO에 빠르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5년 1분기에는 IPO를 할 생각이다. 올해부터 준비를 시작해 내년 초 기술성 평가 통과가 목표다. 내년 기술성 평가 통과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추연성 스탠다임 대표 약력

- 스탠다임 대표
- LG생명과학/LG화학 고문
- LG생명과학 부사장(의약사업부문장)
- LG생명과학 전무이사(개발 본부장, 국내사업본부장)
- LG생명과학 상무이사(연구개발본부장, 개발전략담당)
- LG화학 바이오 연구소 책임연구원(임상개발팀장, 항생제 개발팀장)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