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헬스는 4월부터 매주 1회, 주말마다 근교·원교 가리지 않고 산을 찾아 나서는 초보 산악인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서기자는 산타요'라는 산행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산행에 관심 있는 예비 산악인들과 이미 시작한 산악인을 위해 도움 되는 내용으로 구성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북한산 칼바위 능선 정상 [서정윤 기자]
북한산 칼바위 능선 정상 [서정윤 기자]

등산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가봤을 만한 산이 바로 ‘북한산’이다. 접근성이 너무나 좋은 북한산은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정상 ‘백운대’다. 주말에는 백운대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10분 넘게 줄서는 일이 당연해졌다.

사람이 북적이는 뻔한 북한산 정상이 싫다면 오늘 소개하는 ‘칼바위 능선’을 올라보자. 조금 부지런히, 아침에 오르면 칼바위 능선을 혼자 독차지하고 백운대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나만의 찻집으로 누릴 수 있다.

북한산을 오르다 보면 20대 등산객들이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중장년층도 아니고 20대에 왜 무릎보호대를?’ 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나도 그랬다. "아직 무릎 멀쩡한데 굳이 무릎보호대를 쓸 필요가 있을까? 무릎에 도움이 되긴 할까?" 의심 가득한 마음으로 6년째 산을 타고 있다. 그런데 스포츠 손상 전문, 월드컵 국가대표 등 운동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의사 선생님 말 한 마디로 정리가 됐다.

“오를 때는 가볍게, 내려 갈 때는 조금 더 타이트하게 착용”, 결국 쓰라는 거다.

나만의 낭만찻집, 북한산 ‘칼바위 능선’

국립공원에서 소개하는 북한산 탐방코스는 무려 13개다. 각 코스를 이리저리 섞으면 수십개의 코스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북한산이다.

그 유명세를 증명하듯 매년 수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2021년에는 736만여 명이 북한산을 방문했다. 많은 북한산 등산코스 중 정상 백운대를 향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조용히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늘은 등산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산멍’을 즐길 수 있는 짧고 굵은 알짜코스 ‘칼바위 능선’을 소개한다.

안전장치가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칼바위 코스 [서정윤 기자]
안전장치가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칼바위 코스 [서정윤 기자]

‘칼바위 능선’은 칼날처럼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들로 능선길이 이어져 있어 이름 붙여졌다. 등산길이 칼날처럼 뾰족뾰족 하다니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울까. 쉽다면 거짓말이지만 난간, 밧줄 등 안전장치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이름 만큼은 무섭지 않다. 물론 과거에는 날 것 그대로의 탐방로였기 때문에 사고도 많았고 악명높은 코스였다.

칼바위 능선을 통해 북한산의 여러 코스를 이어갈 수 있지만 고강도 운동이 목적이 아니라면 칼바위 능선만 다녀와도 좋다.

들머리(등산 출발지)도 여러 곳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정릉탐방지원센터’가 주차장(유료)이 넓고 길도 그리 험하지 않다. 정릉탐방지원센터에서 보국문 방향으로 따라 올라가면 칼바위 능선을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암릉과 뾰족 바위로 이어지는 짧은 칼바위 능선을 따라 오르면 금새 능선 정상에 도착한다.

칼바위 능선 정상. 멀리 백운대와 북한산 주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정윤 기자]
칼바위 능선 정상. 멀리 백운대와 북한산 주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정윤 기자]

칼바위 능선 정상이 바로 오늘의 힐링 포인트 ‘낭만찻집’이다. "여기서 편히 쉬다 가세요"라는 산의 배려일까, 능선의 정상은 바위가 그리 험하지 않다. 방석 하나 깔고 앉아서 따끈한 차 한잔 마시기 너무 좋은 공간이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여기서 백운대가 아주 잘 보인다는 것. 앞뒤로 사람에 치여 꾸역꾸역 올라가는 백운대를 칼바위 능선에서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바라볼 수 있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로 그대로 내려가도 되지만 계단을 따라 보국문 방향으로 내려가도 들머리와 만난다. 운동을 더 하고 싶다면 칼바위 능선에서 백운대로 등산을 이어가도 된다.


▶ 등산코스: 정릉탐방지원센터~칼바위 능선~보국문~정릉탐방지원센터

▶ 거리 /시간:  5.8km 3시간~3시간30분 (산멍 포함)


좋아하는 운동 오래하려면 ‘무릎보호대’ 쓰세요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바로 ‘무릎보호대’다. 특히 등산은 가파르게 오르고 내려가면서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이다. 무릎에 가해지는 자극은 젊다고 덜하지 않다. 아직은 견딜 만하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뿐 자극과 상처는 누적돼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스포츠 손상 전문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병원장은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과정에서 슬개골이 중앙에 있지 않고 바깥쪽으로 빠지게 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서 연골이 손상되고 오래 누적되면 슬개골 퇴행성 변화가 온다”고 설명했다. 무릎보호대는 슬개골이 바깥쪽으로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는 것.

무릎보호대 모양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조금씩 다르다. 한 줄, 두 줄, 무릎 전체를 감싸는 모양 등 다양하다. 한 줄로 된 무릎보호대는 슬개골 아래쪽 ‘슬개건’이라는 힘줄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로 해당 부위 통증과 염증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릎 전체를 감싸는 스트랩 형태가 슬개골이 바깥으로 빠지는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 스트랩 모양을 보면 무릎 바깥에서 안으로 당겨 조여주는 형태의 제품이 있다. 이런 모양이 가장 단단하게 슬개골을 고정시킬 수 있다.

아무리 작고 가벼운 것이라도 등산할 때 몸에 착용하면 불편하다. 좋아하는 등산을 오래 즐기려면 무릎보호대를 꼭 써야겠지만, 너무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면 하산할 때만이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서동원 병원장은 “하산할 때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릎을 잡아주는 대퇴근 힘도 빠져 무릎 부상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올라갈 때는 느슨하게 가벼운 것을 사용하고, 내려올 때는 대퇴부와 무릎은 꽉 조일 수 있는 무릎보호대를 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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